
서울 서대문구의 한 대학 취업상담 부스. 개강을 해도 취준생 없이 한산한 모습이다. [사진=연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채용시장까지 잠식하고 있다. 대기업은 공개채용 일정을 4월 이후로 미루면서 채용 계획 전면 재검토에 들어갔고, 중소기업은 상반기 채용 자체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매출에 직격타를 맞으면서 아르바이트 시장 또한 얼어붙고 있다.
20일 취업포털 사람인에 따르면 2월과 3월 중순까지 등록된 채용 공고 수가 전년동기 대비 20~30% 줄었다. 1월까지만 하더라도 올해 경기 회복 기대감 등에 따른 영향으로 채용 공고 수가 증가했지만, 2월부터 감소세에 들어선 뒤 3월 현재까지 감소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줄어들지 않는 만큼 채용 일정 연기 또한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종업원 수 300인 이상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2020년 상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4곳 중 1곳은 대졸 신규 채용을 하지 않거나 규모를 줄일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3곳 중 1곳은 채용 계획을 정하지도 못했다. 좁은 공간에 다수의 수험생이 밀집하는 필기시험은 강행하기에 부담이 크고, 말을 많이 해야 하는 대면 면접 또한 확진자‧유증상자 접촉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에서는 경기 상황 악화에 따른 채용 규모 축소 우려도 있다. 코로나19가 잠잠해지더라도 글로벌 경기 자체가 불안정한 상태에서 사람을 새로 뽑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항공 및 여행업계에서는 이미 유‧무급 휴직, 연봉 삭감이 진행되고 있다.
임민욱 사람인 팀장은 “신규 채용을 계획하고 있다가 잠시 연기한 기업도 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직접적인 매출 피해를 본 기업도 많다. 이 두 분류의 상황은 다르다”며 “수출에 치중한 기업이나 항공업체 등은 경기 상황 자체가 불안정하기 때문에 코로나19가 잠잠해지더라도 채용 계획 전체가 불투명한 상황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