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거래일 대비 133.56포인트(-8.39%) 급락한 1457.64로 마감했다. 역대 셋째 하락률이다. 코스피가 8% 이상 급락한 건 2008년 10월 16일(-9.44%)과 같은 해 10월 24일(-10.57%) 단 두 차례뿐이다. 또 종가기준 코스피지수가 1400포인트를 기록한 건 지난 2009년 7월 23일(1496.49포인트) 이후 11년 만이다.
이는 국내 자본시장에서 외국인들이 급격히 이탈한 탓이다. 연초 이후 이날까지 외국인들은 유가증권 시장에서 총 12조5202억원어치 주식을 팔았다. 반면 개인은 연초 이후 54거래일 중 유가증권시장에서 11거래일을 제외한 43거래일을 순매수했다. 금액은 18조111억원에 달한다.
개인들의 순매수액 규모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1가구 평균 19억4000만원) 9284채를 살 수 있는 수준이다. 은마아파트 단지는 4424가구다. 2개 단지 이상을 살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한 종목의 주식을 산다면 시가총액 시총 6위(17조9684억원)의 셀트리온 주식 모두를 사들일 수 있다. 만일 삼성전자 주식을 산다면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보유지분(2억4927만3200주, 19일 종가기준 10조7062억원)을 포함해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5415만3600주, 2조3258억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202만150주, 1조8047억원)의 지분을 모두 사고도 남는다.
이는 개인들이 외국인이 매도한 물량을 고스란히 받아내면서 벌어진 일이다. 실제 지난 9일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만 13조원을 순매도하자 개인들은 12조8000억원을 순매수하며 시장 완충역할을 맡았다. 또 지난 11일에도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6879억원, 4837억원을 순매도하자 1조836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이며 맞서는 모습을 보였다. 개인이 1조원어치 이상 순매수에 나선 건 2018년 5월 30일에 기록한 1조151억원 이후 1년 10개월 만이다.
이는 외국인의 매도로 우량종목들의 가격이 낮아지자 저가 매수를 노리는 개인 투자자들이 그만큼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증시주변자금이 131조원으로 사상최대치를 기록한 것에서 알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최근 급락장을 저가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코스피지수가 지나치게 하락한 데다 코로나19에 대한 선진국들의 대응 노력 등으로 반등이 예상돼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저점매수 전략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글로벌 금융시장을 패닉으로 몰아넣고 있는 금융위기 및 경기침체 공포가 아직 현실화되지 않았고 현실화될 가능성도 낮다”며 “이에 반해 글로벌 증시와 코스피는 극심한 저평가 영역에 진입했고 패닉의 강도만큼 글로벌 정책 공조도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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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오늘도 '쇼크' 8%대 급락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