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싸들고 삼성전자 '줍줍'하는 개미군단

2020-03-2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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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제공]


코로나19 공포로 증시가 연일 폭락하자 개미(개인 투자자)군단들이 삼성전자를 대거 사들이고 있다.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종목을 매수하는 개인 투자자들도 늘고 있다. 다만 증시 변동성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 버틸 여력이 없는 개미는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11거래일 연속 삼성전자 주식사는 개인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으로 발생한 1월 20일 이후 지난 18일까지 개인 투자자가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전자였다. 이 기간 개인은 삼성전자 주식 6조4478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달 들어 증시가 폭락세를 이어가는 와중에도 개인은 지난 5일부터 이날까지 11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기록하며 이 기간 삼성전자를 3조4178억원가량 사들였다.

반대로 같은 기간 외국인이 가장 많이 팔아치운 종목도 삼성전자였다. 코로나19 이후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의 누적 순매도 금액은 6조2707억원에 달했다. 패시브 투자 비중이 큰 외국인 자금의 특성상 국내 주식 비중을 줄이려면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비중을 가장 먼저 줄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난 18일 기준으로 코스피지수 내 삼성전자의 시가총액 비중은 26.43%에 달했다. 이에 따라 사실상 외국인이 처분한 물량을 개인 투자자가 전부 받아내는 상황이 됐다. 1월 20일 이후 이날까지 삼성전자 주가는 29.93% 하락했다. 이로써 올해 한때 6만원 고지를 넘어서며 사상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던 삼성전자 주가는 4만원대 초반까지 주저앉았다.

증권가에서는 코로나19로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됐지만 반등에 나선다면 삼성전자부터 오를 것이라고 보고 있다. 1분기 실적이 양호한 편이고 디램 가격이 우상향을 이어가고 있어 향후 실적 모멘텀이 기대된다는 것이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액이 56조7362억원, 영업이익이 6조6099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8.3%, 6.0%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의 영향에도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은 양호할 것으로 본다"며 "주식시장의 투자심리가 아직은 위축돼 있지만, 시장이 재반등한다면 가장 확실한 종목인 삼성전자부터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분산 투자하는 개미군단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개미들은 다른 우량 종목도 사들이고 있다. 먼저 SK하이닉스의 경우 개인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6519억원을 사들였고, 외국인은 9567억원을 팔았다. 같은 기간 삼성SDI 역시 외국인은 2032억원을 팔아 치운 반면 개인은 1841억원을 사들였다. 이외에도 개인은 한국전력과 신한지주를 각각 1조2351억원, 4475억원을 순매수했다.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주식형 상장지수펀드(ETF)에 기웃거리는 개인들도 생기고 있다. 지난 16일 개인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인버스 ETF 종목을 505억원 순매수했다. 개인들은 특히 코스피 선물지수 하락에 2배 수익을 추종하는 '코덱스200선물인버스2X\' 종목을 874억원가량 사들였다.

다만 전문가들은 개미들의 빚투(빚내서 투자)인 '신용거래'가 늘어나는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신용거래란 개인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산 뒤 주가가 오르면 주식을 팔아 원금과 이자를 갚는 방식이다. 만약 증시 회복이 지체되거나 주가가 일정 비율 아래로 떨어진다면 증권사가 강제로 주식을 매매(반대매매)해 손실이 커질 위험이 있다.

금융투자협회 통계를 보면 작년 말 9조2133억원이었던 신용거래 융자 잔고는 지난달 말 10조3726억원으로 2개월 만에 1조원 넘게 늘었다. 증시 하락이 장기화하면서 개인 투자자가 갚지 못한 미수금도 올해 1월 일평균 1958억원에서 이달 2237억원으로 증가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반대매매가 쏟아지다 보면 추가적으로 주가가 빠지고 또 반대매매를 하게 되면 장이 안 좋아지는 악순환에 갇히게 된다"며 "빚을 내서 산 종목이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취약한 테마주면 최악의 결과를 낼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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