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의 한계] ②비상카드 다 쓴 일본은행..."사실상 한계 왔다"

2020-03-19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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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행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한 경제 충격에 대응해 상장지수펀드(ETF) 매입 확대를 선택한 건 중대한 위기상황에서 끌어다 쓸 탄약이 사실상 남아있지 않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일본은행은 지난 16일 임시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어 코로나19 대응책을 발표했다. ETF 매입액 상한을 연간 6조엔에서 12조엔으로, 부동산투자신탁(REIT) 매입액 상한을 연간 900억엔에서 1800억엔으로 2배씩 높이기로 한 내용이 포함됐다.

아울러 기업 유동성 공급을 위해 기업어음(CP)과 회사채 매입액 상한을 종전 2조2000억엔, 3조2000억엔에서 1조엔씩 늘리기로 했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기업의 자금조달을 지원하기 위해 시중은행에 제로(0%) 금리로 대출하는 제도도 신설했다.

현행 -0.1%인 기준금리에 대한 추가 인하는 보류하기로 했다. 이미 마이너스라 추가 인하 여력이 제한된 데다 금리를 더 내릴 경우 금융기관 수익이 더 악화하는 등 역효과에 대한 우려가 높기 때문이다.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는 회의 뒤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포함해 한계는 없다. 시장에 충분한 유동성을 계속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시각은 달랐다. 아이바 가쓰히코 시티그룹 이코노미스트는 투자노트를 통해 "(일본은행의 이날 결정은) 은행이 통화완화 한계에 사실상 부딪혔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시장의 반응도 싸늘했다. 이날 닛케이지수는 2% 넘게 하락했고, 그 다음날 1204억엔에 달하는 일일 최대 규모의 ETF 매입에도 불구하고 강보합에 그쳤다. 18일에는 1.68% 추락한 1만6726.55로 마감, 2016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1만7000선이 붕괴됐다. 

이데 신고 닛세이기초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아사히신문을 통해 "ETF 매입 확대는 그렇게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일본은행의 평가손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으며 출구도 점점 멀어진다. 도쿄올림픽이 취소되면 닛케이지수는 최악의 경우 1만5000선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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