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이 또 연기됐다. 개학 연기 국면에서 가장 나쁜 경우는 불안감과 막막함으로 학습적인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이다. 연기된 시간이 아니라 이후 개학을 했을 때의 자연스러운 적응을 이어나가는 것이 핵심이기 때문에 지금 이 시간을 잘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 김병진 소장이 알려주는 개학 연기 기간 활용법을 살펴보자.
우선 심리적인 측면에서 각 학생들은 이 시간을 ‘미뤄진 시간’이 아니라, ‘덤으로 주어진 시간’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수동적인 것과 능동적인 것의 차이는 결과를 바꾸는 큰 힘이다. 또 덤으로 주어진 시간이라는 인식은 나의 부족한 면을 채울 수 있는 계기로의 활용으로 이어져 이후 탄탄한 학교생활을 가능케 한다.
고3의 경우 이후 입시 일정의 연기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기본적인 준비 과정은 같다. 단, 여름방학의 단축은 학습 준비 과정과 입시 준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여름방학으로 미뤄 둔 학습 단계가 있다면 먼저 시작해 둬야 한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영어와 사탐, 과탐의 학습 단계를 여름 방학으로 잡곤 한다. 집중 학습이 가능한 시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집중 학습이 불가능한 올해의 경우 지금부터 분산해 학습하는 계획이 필요하다. 탐구 영역(사탐, 과탐)의 경우 강점 과목과 약점 과목을 나눈 뒤 강점 과목의 학습 비중을 일시적으로 높이는 것도 한 전략일 수 있다. 약점 과목에 치중할 경우 강점 과목이 흔들리는 경우가 많다. 약점 과목은 꾸준히 수능 때까지 진행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
입시적인 준비에 있어 여름방학에 집중되는 것은 ‘자기소개서’다. 수시 지원을 앞두고 자기소개서를 집중해서 쓸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물론 1학기 중에도 그런 준비로 시간을 보내는 경우도 많지만, 본격적인 준비는 대체로 여름방학에 집중된다. 또 3학년 1학기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 5학기를 기준으로 이루어지는 수시 전형에 있어 4개 학기가 종결된 이 시점이 근본을 이루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2학년 때까지의 학생부를 검토해 내용을 정리해 두는 것이 필요하다. 막연하게 접근하지 말고 구체적인 기준을 갖고 접근해야 한다. 그 기준을 자기소개서 문항으로 잡을 수도 있고, 내가 의미 있게 경험한 것, 중요하다고 생각한 것을 중심으로 접근할 수 있다.
그리고 항목을 선정한 ‘뒤꼬리 물기’를 통해 이를 구체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왜 그런 활동을 하였는지, 그 이전에 어떤 활동을 했는지, 다 하고 나서 연결된 활동은 무엇이었는지, 아니면 어떤 의미가 있었는지 등을 기록해 두는 것이 필요하다.
수능 준비 시간의 격차 발생으로 재학생에게 불리한 수능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나 상상은 불필요하다. 그것으로 인해 바뀔 수 있는 상황은 없다. 핵심은 그 상황에서 학습 중심의 기조를 잃지 않는 것이고 이를 역으로 이용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