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30] 대권잠룡 이낙연·황교안, 종로서 정치생명 건 '미니 대선'

2020-03-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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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 차기 대권후보 1위 이낙연 vs 3위 황교안 격돌

안철수, 의료 봉사로 지지도↑…최소정당득표율 관건

4·15 총선을 앞두고 '대권 잠룡' 간의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사실상 조기 대선 레이스가 막이 올랐다.

15일 뉴스1이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지난 13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응답률 24%·자세한 결과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27.7%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이재명 경기지사(13.0%)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10.2%)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6.1%) △윤석열 검찰총장(4.2%) △박원순 서울시장(3.1%)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2.8%) △오세훈 전 서울시장(2.3%) △심상정 정의당 대표(1.6%) △유승민 통합당 의원(1.3%) 순으로 나타났다. 

이번 총선에서 가장 주목되는 대결은 단연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종로 선거다.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 1위인 이 전 총리와 3위인 황 대표가 격돌하는 지역구이기 때문이다. 특히 종로는 1987년 체제 이후 이명박 전 대통령, 노무현 전 대통령을 배출한 지역구라는 점에서 정치적 상징성도 갖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공동 상임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총선을 지휘하는 이 전 총리는 이번 총선을 민주당의 승리로 이뤄낸다면 향후 가장 유력한 대선 주자로 자리를 굳힐 전망이다.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 3위를 기록하며 이 전 총리와 경쟁하는 황 대표는 총선을 승리로 이끌면 통합당의 당권을 더욱 틀어쥐는 것은 물론, 대권 주자로서 존재감도 높일 수 있다. 이번 총선이 차기 대권 도전 행보를 결정지을 분수령인 셈이다.

동시에 선거 패배 시 각각 지게 될 위험부담도 크다. 4선 국회의원·전남지사·문재인 정부 초대 국무총리를 역임한 이 전 총리는 패배로 대권으로 가는 길이 막힌다면 정계 은퇴 수순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황 대표의 경우, 패배 시 당권을 잃고 지도부 총사퇴를 요구받을 가능성이 크며 차기 대권으로 나아갈 길 또한 어려울 전망이다.

대선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4위를 차지한 안 대표는 지난 1월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비례대표 후보만 공천하기로 한 상태다. 안 대표에게 이번 총선의 성패는 '정당 득표율 3%' 달성 여부가 관건이다. 3%를 넘겨야 국민의당이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배출해 원내 정당 진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안 대표가 대선 레이스에 나설 최소한의 발판이다.

안 대표는 지난 1일부터 대구·경북 지역 의료 봉사에 뛰어들어 지지부진하던 국민의당 지지율을 끌어올렸다. 이태규·권은희 의원을 제외한 국민의당 출신 의원 대부분이 통합당으로 이적한 상황에서 원내 진입에 실패하면 안 대표는 정계 은퇴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 의료 봉사를 마치고 상경한 안 대표는 본격 총선 준비에 나설 계획이다.

7위를 기록한 홍 전 대표는 이날 대구 수성을에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오는 25일 통합당을 탈당할 예정이다. 홍 전 대표가 무소속으로 당선돼 여의도로 복귀할 경우,  통합당에 재입당 후 당권 경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더 나아가 대권 재도전에도 청신호가 켜지는 셈이다. 하지만 총선 패배 시 탈당한 이상 정계 은퇴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대권후보 지지도 8위를 차지한, 광진을에 출마하는 오 전 시장에게 이번 총선은 정치적 재기와 차기 대권 주자로 발돋움할 수 있는 사실상의 마지막 기회다. 2011년 서울 시장직을 걸고 실시했던 무상급식 주민투표 무산·20대 총선 패배·2019년 자유한국당 당 대표 선거 패배 등 연이어 패배를 겪어 존재감을 상당 부분 잃었기 때문이다. 오 전 시장에게 이번 총선이 정치적 재기의 성패와 차기 대선 레이스 참가 여부를 결정지을 마지막 분수령이 된다는 관측이다.

심 대표는 범진보 세력에서 부는 비례연합정당 참여에 고심 중이다. 4선에 도전하는 심 대표에게 이번 총선 결과는 그의 정치 생명 연장 여부와 차기 대권 도전 여부를 결정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전문가는 이번 총선이 잠룡들의 차기 대권 행보의 큰 전환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이날 아주경제와의 통화에서 "잠룡들이 총선에서 승리한다면 차기 유력 대권 주자 행보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고 만약 패배한다면 상당한 치명타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 평론가는 특히 이 전 총리와 황 대표에 대해 "패배하는 한 사람에게는 치명적일 것"이라며 "본인 선거만이 아니라 전체적인 총선 판세에서 만약 진다고 한다면 거기에 더 가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래픽 = 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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