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서우의 pick味] 달고나 커피, ‘제티’도 성공···4000번 휘저어야 청춘이다

2020-03-14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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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건 많이, 동서식품 제티 10봉지 넣고 딸기향에 취할 뻔

재택근무, 놀면 뭐하니···‘달고나 커피’ 뒤늦게 적성 찾았나

봄맞이 ‘제티 핑크’, 칼로리 최대한 낮추는 레시피 도전

딸기 맛 제티로 달고나 커피 만들기에 도전했다. 저지방 우유와 자일로스 설탕으로 최대한 열량을 낮춰봤다. [사진=이서우 기자]



팔이 떨어져 나가도록 4000번은 휘저어야 만들 수 있다는 ‘달고나 커피’가 인기다.

달고나 커피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산으로 외출을 자제하고 집에서 생활하는 ‘집콕족’에게 시간 보내기 좋은 뉴트로(New-tro, 새롭게 즐기는 복고) 감성 먹거리로 부상했다.

14일 재택근무 중인 기자도 달고나 커피 만들기에 도전했다.

달고나 커피는 커피가루에 물과 설탕을 각각 1대 1대 1(또는 더 많게)로 넣은 뒤 느낌이 올 때까지 휘저어 만든 꾸덕꾸덕한 거품을 차가운 우유 위에 얹어 마시는 음료다. 지난 1월 한 방송프로그램에서 소개하면서 알려졌다.

세계 최초로 ‘1회용 커피믹스’를 개발한 동서식품의 나라답게, 최근 인스타그램 등 SNS에는 카누와 맥심 등을 사용해 달고나 커피를 만든 사람들의 후기가 넘쳐나고 있다.

커피 못 마시는 기자와 같은 이들이 고안한 ‘달고나 제티’, ‘달고나 초코’ 등의 레시피도 보였다.

국민...또는 초등학교 때 학교에서 우유 좀 마신 사람이라면 이름만 들어도 아련한 추억의 제티. 이 역시 동서식품이 자제 개발한 제품이다. 수입 브랜드인 네슬레와 함께 교실에서 인기 양대산맥을 이룬 ‘K-초코’의 대표주자다.

달고나 제티 준비물은 제티와 우유, 휘핑크림, 마구 휘저어도 주변에 튀지 않을 만큼 폭이 깊은 그릇 등이다.

봄을 맞아 벚꽃을 연상시키는 제티 딸기 맛을 골랐다.

온라인 상에는 팔 근육의 고통을 염려해 전동 거품기를 사용했다는 후기가 많았다. 실제로 다이소에 따르면 달고나 커피가 유행하면서 지난 2월 전동 거품기 판매량은 전년 12월 대비 20% 증가했다.

기자는 기계의 힘을 빌릴 순 없다는 쓸데없는 자존심에 일반 거품기를 준비했다.

동물성 휘핑크림은 식물성에 비해 거품이 풍성하게 나지 않는다는 얘기도 많았지만, 일단 구하기 쉬운 동물성 휘핑크림을 집었다.
 

제티로 달고나 커피를 만들기 위한 준비물[사진=이서우 기자]


‘나는 식음료 담당 기자니까’라는 별 의미 없는 마인드컨트롤을 하면서 계량컵 따위 없이 오로지 감에 손길을 맡겼다. 겨우 제티 2~3봉지 넣어서는 느낌이 살지 않을 것 같아 10봉지를 때려 넣었다. 딸기향이 아찔했다.

제티의 5배를 쏟아부을 설탕은 나름 ‘몸에 흡수를 줄인 자일로스 설탕’을 선택했다. 덜 쪄보자는 최소한의 양심이다. 매일유업이 수입·판매하는 알라(Arla) 휘핑크림도 마트에 진열된 타사 제품 대비 지방 함유량이 2% 낮은 것을 확인했다. 우유도 저지방 1% 우유를 골랐다.

이 정도면 달고나 커피를 안 만들어 먹는 게 답인데 죽일 놈의 호기심이 문제다.

숨 막히게 달곰한 딸기향이 방안을 가득 채웠다. 거품기를 그릇 바닥과 직각이 되도록 세워 최대한 빠르게 저었는데, 노쇠한 팔이 최대 3분 이상을 견디지 못했다. 3분씩 3회가 한계였다.

와인 잔에 통곡물 시리얼을 먼저 채워 넣었다. 역시 당 수치를 낮추기 위한 일환이다. 저지방 우유를 붓고 꾸덕꾸덕해진 제티 딸기를 숟가락으로 얹었다.

제티 바나나 맛도 도전할까 했지만, 딸기 제작 이후 탈진으로 포기했다.
 

제티로 달고나 커피(우유) 만들기에 도전해 봤다. [사진=이서우 기자]



달고나 제티는 냉장고에 시원하게 보관한 후, 과일이나 베이글 또는 견과류에 곁들여 먹어도 좋을 듯 하다.

글로벌 마케팅 조사 기업 칸타(KANTAR)에 따르면 재택근무와 자녀 방학으로 인해 온 가족이 집 안에서 함께 생활하는 시간이 늘면서 원두커피·커피믹스·인스턴트커피·커피프림은 세 자리 수 성장세를 보였다.

카페 방문을 줄인 소비자들이 홈카페족으로 변모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구매성향 변화는 달고나 커피가 유행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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