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는 13일 "이 지사의 모친 구호명 여사가 이날 오후 3시 30분께 향년 88세로 별세했다"며 "빈소는 성남시 장례식장 1호실에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 지사의 모친은 그동안 이 지사의 동생집에서 머물다가 건강이 악화돼, 지난 12일 군포지샘병원으로 이송돼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아왔다.
"내가 초등학교 다니던 어느날, 아버지는 돌연 집을 나가 버렸다. 말도 없이 무기한 가출을 한 것이다. 어머니와 7남매의 생계 따위는 아버지의 안중에도 없었다. 혼자서 7남매를 키워야 했던 어머니의 고초는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이렇다 할 돈벌이가 찾기도 어려운 시골에서 어머니는 남의 집에 들어가 허드렛일을 하며 날품팔이 삶을 살았다. 말 그대로 하루 벌어 하루 사는 위태로운 나날들이었다. 심지어 어머니는 그당시 불법인 줄 알면서도 몰래 막걸리를 빚어 팔기도 했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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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그의 자서전인 '나의 소년공 다이어리'(2018년)에서도 "우리 어머니는 정말 고생을 많이 하셨습니다. 아버지가 집안을 잘 돌보지 못해 정든 고향을 떠나 낯선 타향에서 고생을 하며 살아가야만 했습니다. 아버지는 그야말로 상남자인지라 한 번도 기세가 꺾여 본 적이 없었고, 어머니는 아버지의 뜻을 순순히 따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어머니는 가끔 술을 드시고 신세한탄을 하셨습니다."....
"나는 어머니가 정말 남편 잘못 만나 고생이 심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한번은 엄마한테 아버지가 정말 싫다고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엄마도 내 마음과 같을 거라고 생각한 것입니다. 엄마는 오히려 나에게 화가 나신 듯 하였지만, 그 이상 내색은 하지 않으셨습니다. 어머니는 아버지와 아들을 모두 사랑하셨던 겁니다. 그래서 우리 가족을 지키려 평생 애쓰셨던 것입니다"라고 썼다.
그러면서도 아버지에 대해서는 "아버지는 나에게 대장장이 같은 존재였다"면서 "어머니가 내게 여린 감성을 물려 주었다면 아버지는 반대로 쇠처럼 단단한 의지를 단련시켜주었다. 그 기질은 정치현장에서도 어김없이 나타나곤 한다. 불의를 참지 못해 비분강개하는 나의 모습이 지나치게 강한 이미지로 비칠 수도 있지만, 사실 눈물이 많은 편이다...
나를 단련시킨 것은 아버지와 가난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아버지는 내게 큰 선물을 준 셈이다. 나의 성장기는 아픔의 연속이었지만 그 아픔이 없었다면, 오늘의 나도 없었을 것이다. 이 모든 과정 속에 아버지라는 존재가 아프게 자리잡고 있다.'고 서술하고 있다.
발인은 오는 15일 오전이다. 이 지사는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어머니를 기억하시는 가족 친지들과 함께 가족장으로 조용히 보내드리고 싶다"고 했다. 이어 "공무와 정무에 바쁘신 분들과 저를 사랑하시는 분께서는 마음으로만 조문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며 "번잡함을 피하기 위해 조화도 사양하고자 하오니 너른 이해 부탁드린다"고 했다.
또 "슬픔을 나눠주신 모든 분께 깊은 감사의 뜻을 전한다"며 "경기도 공무원 여러분께서도 '코로나19' 방역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코로나19 사태와 관련 "감염병 예방을 위해 최대치의 행정력을 유지해주기 바라며, 비서실 통해 수시로 상황을 확인하겠다"며 "현장에서 애써주시는 경기도 공직자와 의료 관계자 여러분 모두에게 죄송한 마음을 전하며 조속히 업무에 복귀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