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락장서 12조원어치 주식 산 개미…수익률은 ‘글쎄’

2020-03-12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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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코로나19 발생 이후 순매수 상위 종목 20곳

평균 수익률 '빚 내서 주식투자' 증가에 추가 하락 불안도

하락장에서도 개인 투자자들이 매수 행진에 나가고 있으나 수익률은 현재 마이너스를 기록중인 것으로 보인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은 올해 14조3327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약 7조6623억원, 기관은 8조216억원가량을 순매도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주식을 처분하는 동안 개인은 오히려 투자를 늘리면서 저가 매수에 나선 것이다.

이런 움직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이후 더욱 두드러진다. 개인 투자자들은 국내 첫 확진자가 발생한 1월 20일 이후 지난 11일까지 12조5005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였다.

특히 지난 9일에는 단 하루 만에 1조2800억원을 순매수하며 하루 규모로는 2011년 8월 10일(1조5559억원) 이후 8년 7개월 만에 최대 순매수를 기록했다.

개미들이 통 큰 배팅에 나선 반면 수익률은 아직까지 저조한 상태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개인 투자자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기업 20곳 중 19곳은 주가가 내렸다. 평균 수익률은 -21.80%에 그쳤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 하락률(-15.21%)을 밑도는 수준이다.

종목별로 살펴보면 개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삼성전자의 주가가 15.01% 내렸고 삼성전자우(-12.87%)와 SK하이닉스(-13.64%), 한국전력(-22.53%), 아모레퍼시픽(-32.77%) 등도 일제히 주가가 하락했다.

반면 외국인의 경우 순매수 상위 종목 평균 수익률이 -5.34%로, 조정 장세가 이어지는 동안에도 상대적으로 선방한 수준이다.

이 기간 외국인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한국전력 등을 집중적으로 팔아치운 반면 LG화학(9.61%), 삼성바이오로직스(10.76%), 카카오(0.30%) 등의 종목을 사들였다. 마찬가지로 기관도 삼성전자와 아모레퍼시픽 등을 처분하고 삼성바이오로직스와 LG화학, 농심 등을 사들여 -6.66%의 수익률을 냈다.

결국 개인은 외국인과 기관이 팔아치운 종목을 받아내면서 현시점에서는 가장 큰 손실을 낸 셈이다. 향후 지수가 투자자들의 기대와 달리 반등에 실패하고 1900선 아래로 떨어진다면 개인들의 손실은 더 커질 수 있다.

더구나 개인의 대규모 순매수가 훗날 시장에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장의 불안 심리가 고조된 상황에서 단기적으로 지수가 반등할 경우 앞서 저가매수에 나섰던 개인들이 일제히 '팔자'에 나서면서 다시 주가를 끌어내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개인 투자자들이 빚을 내 주식을 사들인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증가하는 것도 불안 요인이다. 금융투자협회 집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유가증권시장(코스피)과 코스닥시장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총 10조1874억원이다.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면 투자자가 빚을 내 산 주식을 증권사가 강제로 팔아 채권을 회수하는 반대매매가 이뤄지므로 증시에는 추가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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