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은 올해 14조3327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약 7조6623억원, 기관은 8조216억원가량을 순매도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주식을 처분하는 동안 개인은 오히려 투자를 늘리면서 저가 매수에 나선 것이다.
이런 움직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이후 더욱 두드러진다. 개인 투자자들은 국내 첫 확진자가 발생한 1월 20일 이후 지난 11일까지 12조5005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였다.
특히 지난 9일에는 단 하루 만에 1조2800억원을 순매수하며 하루 규모로는 2011년 8월 10일(1조5559억원) 이후 8년 7개월 만에 최대 순매수를 기록했다.
종목별로 살펴보면 개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삼성전자의 주가가 15.01% 내렸고 삼성전자우(-12.87%)와 SK하이닉스(-13.64%), 한국전력(-22.53%), 아모레퍼시픽(-32.77%) 등도 일제히 주가가 하락했다.
반면 외국인의 경우 순매수 상위 종목 평균 수익률이 -5.34%로, 조정 장세가 이어지는 동안에도 상대적으로 선방한 수준이다.
이 기간 외국인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한국전력 등을 집중적으로 팔아치운 반면 LG화학(9.61%), 삼성바이오로직스(10.76%), 카카오(0.30%) 등의 종목을 사들였다. 마찬가지로 기관도 삼성전자와 아모레퍼시픽 등을 처분하고 삼성바이오로직스와 LG화학, 농심 등을 사들여 -6.66%의 수익률을 냈다.
결국 개인은 외국인과 기관이 팔아치운 종목을 받아내면서 현시점에서는 가장 큰 손실을 낸 셈이다. 향후 지수가 투자자들의 기대와 달리 반등에 실패하고 1900선 아래로 떨어진다면 개인들의 손실은 더 커질 수 있다.
더구나 개인의 대규모 순매수가 훗날 시장에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장의 불안 심리가 고조된 상황에서 단기적으로 지수가 반등할 경우 앞서 저가매수에 나섰던 개인들이 일제히 '팔자'에 나서면서 다시 주가를 끌어내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개인 투자자들이 빚을 내 주식을 사들인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증가하는 것도 불안 요인이다. 금융투자협회 집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유가증권시장(코스피)과 코스닥시장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총 10조1874억원이다.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면 투자자가 빚을 내 산 주식을 증권사가 강제로 팔아 채권을 회수하는 반대매매가 이뤄지므로 증시에는 추가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