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인물탐구] ①‘장성택’ 이후 첫 공개해임 ‘리만건’…후임자는 김여정?

2020-03-12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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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만건 해임, '고모부' 장성택 공개 처벌 후 7년만

'제1부부장'으로 불린 김여정, 조직지도부 이동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노동당 중앙위원회(중앙위)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리만건과 박태덕 부위원장의 공개 해임을 단행했다.

특히 리 부위원장이 조직지도부장 자리에서도 물러남에 따라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의 정치국 내 지위에 눈길이 쏠렸다.

11일 외교가에서는 리 부위원장의 해임이 김여정의 당내 지위 변화, 김 위원장의 내부단속 강화 등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을 것으로 관측한다.
 

조선중앙TV가 지난 2월 29일 보도한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확대회의에 리만건(붉은색 원) 당 조직지도부장이 참석한 모습. 리만건은 이날 현직에서 해임됐다. [사진=연합뉴스]


◆리만건 조직지도부장, ‘장성택’ 이후 첫 공개해임

지난달 29일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당 중앙위 정치국 확대회의를 주재하고 당 핵심 실세를 공개 해임했다.

회의에서 김 위원장은 부정부패를 이유로 들며 인사 조치를 단행했다. 특히 김일성고급당학교로 추정되는 당 간부양성기관의 당 위원회의 해산과 처벌을 결정했다.

북한이 당 내 최고 의사 결정기구인 당 위원회를 해산시키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김 위원장의 이번 공개 해임은 지난 2013년 고모부였던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공개 처벌 이후 약 7년 만이고, 그 대상이 ‘조직지도부장’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을 받는다.

북한의 조직지도부장은 당 간부들의 인사와 감시 통제를 담당하는 위치로 권력의 핵심 실세로 꼽힌다.

김 위원장 집권 초기에는 ‘사돈 관계설’이 나왔던 최룡해 북한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 겸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앉았던 자리이다. 또 김 위원장의 아버지인 김정일은 본인이 직접 조직지도부장을 겸직할 정도로 주요 요직으로 평가된다.

대북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7년 만에 단행한 공개 해임에 대해 “대북제재 장기화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경제난이 심각한 상황에서 흔들리는 내부기강을 바로잡기 위한 수단”으로 분석한다.

아울러 ‘백두혈통 정치’에 힘을 실으려는 움직임이라는 관측도 있다. 김 위원장이 자신의 여동생인 김여정을 권력의 핵심 실세 자리에 두고, 이른바 ‘가족정치’로 내부단속을 강화하려는 의도가 담겼다는 이야기다.
 

2018년 9월 18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마련된 남북정상회담 메인프레스센터 대형모니터에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의 모습이 중계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리만건 후임은 김여정? “2인자로 불리지만…”

김여정은 지난해 말 당 중앙위 제7기 제5차 전원회의에서 제1부부장으로 불렸다. 다만 그의 소속은 아직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앞서 그의 소속은 선전선동부였다. 하지만 지난해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이후 모습을 감췄다가 최근 처음으로 본인 명의의 대남 비난 담화를 발표하며 정치적 입지를 드러내고 있다.

여기에 리 부위원장의 해임 소식까지 더해져 김 제1부부장이 조직지도부 소속일 것이라는 관측이 곳곳에서 등장했다.

이에 대해 통일부 당국자는 “(김 제1부부장의) 소속이 조직지도부일지, 선전선동부일지 그런 부분에 있어선 정부도 전문가 의견 등 관련 관계 기관의 의견들을 종합해서 면밀히 보고자 한다”며 “확정지어서 말할 단계는 아니다”라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김여정이 북한의 실세로 자리 잡은 듯하다”며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으로 자리를 옮겼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남북 간 대화 국면이 열리면 김여정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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