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안일한 대응에 골든타임 놓친 美...확산 속도 일파만파

2020-03-0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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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와 감염 범위가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 미국 내 33개주(州)뿐만 아니라 수도 워싱턴DC까지 코로나19 감염권에 들어서면서 바이러스 확산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졌다.

현지 언론은 심각한 확산세를 막을 수 있는 시간이 있었지만, 안일하게 대처한 정부의 실책을 비판하는 분석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에서 상황이 급속히 악화한 건 트럼프 행정부가 코로나19를 관리하고 대비할 기회를 날려버렸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안일한 대응이 코로나19의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설명이다.

확산 초기 미국 행정부가 초기의 진단 대상자 범위를 너무 좁게 잡은 것이 문제였다고 WP는 꼬집었다. 당시 미국은 호흡기계 증상이 있거나 최근 중국을 다녀온 자, 감염자와 긴밀한 접촉을 한 경우에 한해서만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확인했다. 코로나19 전파력에 비해 당국의 진단 대상자 범위가 지나치게 제한적이다 보니 사전에 바이러스 확산을 막지 못했다는 것.

트럼프 행정부가 코로나19 발병 초기엔 사태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가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가 팬데믹(pandemic·전염병 대유행) 우려로 3% 넘게 급락하자 다급하게 대책을 마련했다고 AP통신은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위험을 숨기는 데 급급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보건당국이 2월 말 코로나19 위험성을 대중에 털어놓으려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호통만 날아왔을 뿐이라고 8일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날이 따뜻해지는 4월이면 사라질 것"이라며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정치평론가이자 코미디언인 딘 오베이달라는 CNN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위협에 대해 무책임하고 잘못된 정보를 제공했다"고 지적했다.

대규모 확산 위험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미국 당국은 뒤늦게 지역봉쇄 카드를 꺼내 들 가능성이 커졌다. WP 등 외신에 따르면 백악관 태스크포스팀 일원인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의 앤서니 파우치 소장은 미국도 코로나19 대규모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이탈리아와 같은 지역봉쇄 조처를 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미국에서도 지역 봉쇄가 가능하다"며 "다만 지금의 코로나19 확산 속도를 볼 때 미국 시민은 당국이 어떤 조처를 하더라도 이를 수용하고 협조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시민들에게 미리 알리는 것으로 결코 놀라게 할 의도는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또 선내에서 코로나19가 집단 발병한 '그랜드 프린세스호'가 '제2의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가 되지 않도록 승객들을 연방 군사시설로 이송해 격리 조치하기로 했다. 이날 미국 보건복지부(HHS)는 3500여 명의 탑승객을 연방 군사시설 4곳으로 옮긴 뒤 감염 검사를 한 후 14일간 격리하겠다고 발표했다.

현재 미국 내 코로나19 환자가 나온 지역은 워싱턴, 캘리포니아, 뉴욕주 등 33개 주와 수도인 워싱턴DC로 확대됐다. 현재 미국 내 코로나19 사망자는 550명을 넘어섰다. 사망자는 22명에 이른다.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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