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일본도 초비상] ②'불황으로 간다'...무너지는 일본 경제

2020-03-05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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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소비·제조 등 경제활동 전체 경고등

작년 4Q 이어 올해 1Q에도 역성장할 듯

코로나19가 일본 경제에 충격파를 던지면서 관광, 소비, 제조업 등 일본 경제활동 전반이 얼어붙고 있다. 지난해 말 소비세 인상 충격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한 일본 경제는 코로나19으로 부진의 골이 깊어지는 양상이다.

국내총생산(GDP)의 50% 이상을 떠받치는 소비 부문의 타격은 점차 선명해지고 있다. NHK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3일 발표된 2월 소비자태도지수는 전월비 0.7포인트 하락해 38.4를 가리켰다. 소비자 심리를 보여주는 이 지수가 전월비 떨어진 건 지난해 소비세 인상 직전인 9월 이후 5개월 만이다.

니시무라 야스토시 일본경제·재정·재생상은 위기감을 드러내듯 이례적으로 담화문을 내고 "조사 이후에도 감염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소비와 소비자심리에 미치는 영향을 예의주시하겠다"고 밝혔다.

유동인구 감소에 오프라인 소매업체들의 매출 타격도 가시화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가 빅데이터 업체 아구프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달 17~21일 신주쿠(新宿), 도쿄, 시부야(澁谷) 등 도쿄 내 3대 주요역 주변의 유동인구는 1월에 비해 4~7% 감소했다.

이 여파에 일본 대형 백화점 5개 업체가 발표한 올 2월 매출 동향에서는 4곳이나 두 자릿수 매출 감소를 보고했다. 다이마루마쓰자카야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21.8%나 쪼그라들었다.

소비가 얼어붙으면서 신차 판매도 직격탄을 맞았다. 올해 2월 신차 판매 대수도 전년비 10.3% 감소한 43만185대에 그쳤다.

일본 정부가 최근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행사의 자제를 요청하고 3월 초중고 전면 임시 휴교령을 내리는 등 인적 이동이 제한되면서 소비 침체는 한층 심화할 전망이다.

일본 정부가 새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던 관광업은 사정이 더 심각하다. 일본 국토교통성 집계에 따르면 3월 1~7일 일본을 오갈 예정이던 국제선 왕복 항공편은 2일 기준 3500편으로 1월 20일에 비해 40%나 급감했다.

집단 감염이 확인된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충격 속에 크루즈 예약 취소가 빗발치면서 크루즈선사가 파산으로 내몰리는 사례도 나왔다. 고베에 본사를 두고 있는 여객선 업체인 '루미나스 크루즈'는 2일 고베지방재판소에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제조업도 중국발 공급망 혼란의 파장을 입고 있다. 오토바이 제조업체 야마하는 중국산 부품 조달이 막혀 시즈오카현 이와타시에 있는 공장에서 이달 20일부터 오토바이 생산을 일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 공장은 일본 유일의 오토바이 생산기지로 중대형 오토바이를 연간 약 18만대 생산해 미국과 유럽에 수출하고 있다.

중국발 공급망이 일본 제조업에 미치는 영향은 다른 기업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중국산 부품 공급 차질을 이유로 닛산자동차가 후쿠오카현 공장의 생산을 일시 정지하고 있으며 캐논도 같은 이유로 큐슈 공장에서 생산 조정에 들어갔다.

안 그래도 일본은 지난해 4분기 소비세 인상과 기상 악화로 2014년 이후 최악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바 있다. GDP가 전분기비 -1.6% 위축한 것. 여기에 올해 초 예상치 못한 코로나19가 겹치면서 일본 경제는 1분기에도 역성장이 불가피해 보인다.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은 경제 불황을 막기 위해 적극적인 대응을 예고했다. 아베 총리는 2일 참의원에서 코로나19와 관련한 긴급 대책과 관련해 “2700억엔(약 3조원)이 넘는 2019년 예산 예비비를 활용해 이달 10일을 목표로 신속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도 2일 코로나19 특별담화를 내고 "향후 동향을 주시하면서 적절한 금융시장 조절과 자산 매입을 통해 원활한 자금공급과 금융시장 안정 확보에 힘쓸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그 일환으로 일본은행은 이날 상장지수펀드(ETF) 매입액을 사상 최대인 1002억엔까지 늘렸다.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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