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시장의 정체에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판매 절벽'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된 셈이다. 앞으로가 더 암담하다. 이번 악재가 장기화되면서 부품 공급 차질 등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 한국GM, 르노삼성차, 쌍용차 등 국내 완성차 5개는 지난 2월 내수 시장에서 8만1722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1.7% 줄어든 수치다.
특히 지난 1월(9만9602대), 2012년 이후 8년 만에 내수 10만대 판매선이 붕괴된 이후 감소치가 더욱 확대된 것이다.
쌍용차 역시 지난달 내수에서 전년 동월 대비 30% 이상 감소한 5100대를 팔았다. 르노삼성차와 한국지엠(GM)도 마찬가지다. 양사는 지난 2월 전년 동월 대비 각각 25.4%, 3.8% 줄어든 3384대와 4978대를 팔았다.
이들 5개사의 판매 부진 공통점에는 코로나19 사태가 있다. 이로 인해 지난달 중국산 자동차부품의 생산 차질이 발생하며 울산 등 국내 완성차업계의 공장이 줄줄이 가동 중단사태를 겪은 바 있다.
국내 완성차업계는 코로나19 한파가 3월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 지난달 중국 부품 공급 리스크가 해결되기도 전에 자동차업체가 밀집된 지역인 대구 등 경상도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일부 공장의 생산이 중단됐다.
현대차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한 차질로 지난달 약 8만대 수준의 생산 손실을 입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상황이라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뜻이다.
일단 국내 완성차업계는 비대면 마케팅 강화 등을 통해 활로를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이달 들어 온라인 판매 강화와 소비 심리 진작을 위한 프로모션을 확대하는 게 대표적인 예다.
아울러 정부도 코로나19로 인한 불황 타개를 위해 개별소비세를 6월까지 연장했다. 개소세 인하로 국내 승용차 브랜드 차량은 최소 70만~143만원까지 자동차가격 인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에 유례없이 닥친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각 지역별 대응책을 마련하고, 조기 정상화를 위해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내 완성차업계는 지난 2월 총 42만3490대를 해외에 판매했다. 전년 동월 대비 8.6% 하락했다.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 등의 시장 위축으로 전체적인 실적이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