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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남구 대명동 신천지 대구교회 앞 방역.[사진=연합뉴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3500명을 넘어섰다. 이 중 대구 지역에서 70% 이상 발생했으며 상당수는 대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과 관련된 확진자들이다.
대구의 31번 확진자를 시작으로 신천지 신도가 무더기로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일부에선 신천지의 좌식 예배 방식이 집단감염의 원인이 됐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수백명의 신도들이 한 공간에서 바닥에 책 한권 정도 들어갈 틈을 두고 앉다 보니 신도들 간 간격이 밀접해 감염도가 높아졌다는 것이다.
1일 종교계 등에 따르면 모든 신도가 장의자에 앉아 예배를 보는 개신교회와 달리 신천지교회에서 신도들은 의자에 앉지 않고 바닥에 다닥다닥 붙어 앉아 예배를 보는 방식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신도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신도들은 신발을 벗고 예배당에 들어가 바닥에 양반다리나 무릎을 꿇고 앉아 찬송가를 부르고 기도를 한다는 것이다. 이 경우 다른 사람의 비말(침‧땀‧분비물)을 접촉할 가능성이 크다.
방역당국에서는 2미터(m) 이내 가까운 거리에서 코로나19 확진자의 침방울 등이 튀어 주변 사람의 입이나 코, 눈 등으로 직접 들어가거나 확진자와 악수 등 밀접한 신체접촉이 있을 경우 감염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예배 시간도 개신교보다 길다. 신천지교회의 예배시간은 1시간에서 길게는 2시간 이상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가 밝힌 코로나19의 공기 중 전파가 맞다면 오밀조밀 붙어 앉아 장시간 예배를 하는 방식은 감염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또 예배를 마치고 교회 예배당을 빠져나가는 과정도 감염 가능성을 키웠을 것이란 지적이다. 신천지 대구교회는 지하 1층~지상 9층 규모인데, 신도들이 예배가 끝나면 고층에서 저층까지 우르르 계단을 이용해 내려왔다고 한다.
예배를 마치고 별도 소모임이 있다는 점과 교리 모임이 잦은 점도 감염 가능성을 키웠을 것이란 지적이다. 다수의 신도가 특정 지역이 아닌 전국의 교회를 돌며 예배를 하는 점 역시 마찬가지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학과 교수는 “31번 확진자처럼 감염자가 있는 상황에서 밀폐된 공간에 빽빽하게 앉아 노래까지 부른다면, 분명 비말이 튀었을 것”이라면서 “종교뿐 아니라 일반 기업, 대학, 스포츠, 문화예술 등 행사에서도 유사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되도록 밀폐된 공간에서 다수가 모이는 것을 피해야 하지만, (앞으로) 행사를 진행한다면 위험 평가를 진행해 안전예방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예컨대 참가자들이 행사장으로 들어오기 전 발열체크를 하고 손소독을 하도록 해야 한다. 또 행사장 안에선 마스크를 착용하는 한편 참가자들끼리 좀 떨어져 앉아 행사에 참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신천지 측은 예배방식에 대한 지적이 잇따르자 홈페이지를 통해 ‘방역활동과 허위보도’ 관련한 입장문을 발표했다. 그들은 “신천지라는 이유로 당연히 받아야 할 건축허가도 받지 못해 좁은 공간에서 수용인원을 최대화하기 위해 바닥에 앉아 예배드리는 현실을 ‘독특한 예배방식’이라며 ‘코로나 감염의 주범’이라고 보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