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하는 가운데 늘어나는 의심 환자들을 효과적으로 처리하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패스트푸드, 커피전문점 등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드라이브 스루(Drive-Through)' 방식의 선별진료소가 화제다. 현재 국내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가 설치된 곳은 세종시, 경기 고양시, 대구 영남대병원, 인천시, 경북 김천시와 경주시, 광주광역시 등이다. 정말 빠르고 편리한지, 고양시 주교동 내 공용주차장에 마련된 '드라이브스루' 식 선별진료소 '고양 안심 카 선별진료소'를 직접 가봤다.
◇정말 빠를까? 진짜 빠르네 "문진→검사→귀가까지 10분"
고양시 주교동 공용주차장에 도착하면 안내에 따라 주차장 옆쪽에 마련된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로 진입할 수 있다. 차 안에서 대기하고 있으면 문진설문지를 나눠주고 발열 체크를 한다. 설문지를 작성하면서 차 안에서 대기하다 선별진료소에 진입, 문진을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열이 나거나 의심증상이 있으면 왼쪽으로, 큰 이상이 없으면 오른쪽으로 차를 빼서 귀가하면 된다.
고양 안심카 선별진료소에 도착하면 차에 탄 채로 선별진료를 받을 수 있는 진료소로 이동이 가능하다(순서 1) [사진= 장윤정 기자 ]
의심증상이 발견되면 목구멍, 콧구멍으로 면봉 등을 이용해 검체를 채취한다. 의사가 가까이 와서 열린 차 창문 안으로 "제가 입안에 넣을거예요. 소리내서 '아' 벌려주세요"하며 재빨리 검사한다. 정말 빠르고 편리하다. 병원에 와서 병에 걸릴까 우려되는 다른 대기자들과의 접촉도 없다. 늘어선 차량 대기줄만 뺀다면 문진부터 검사 후 귀가까지 10분도 걸리지 않는다. 차 안에서 커피와 햄버거를 주문하고 받아서 바로 출발하는 것처럼 내 차를 타고 차 안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바로 귀가가 가능하다.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의 첫 단계 문진을 시작한다(순서 2)[사진= 장윤정 기자 ]
의심증상이 발견되면 차에 탄 채로 검체를 채취할 수 있다(순서 3)[사진= 장윤정 기자 ]
의심증상이 발견되지 않으면 차를 돌려 귀가하면 된다(순서 4)[사진= 장윤정 기자 ]
이재준 고양시장은 "대구 신천지 사태 이후 폭발적으로 늘어난 감염자를 효과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던 중 아이디어를 내고 바로 다음날 설치를 시작했다"며 "시민들 만족도가 높아 일산동구 쪽으로 드라이브스루 진료소를 확대·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이 시장은 "현재 고양시의 사례를 보고 수원시, 부천시, 대한의사협회 등 타 지자체에서의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를 늘려 빠르고 편리하게 검사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첨단 기술의 결합 '한국의 기술력에 극찬'
이와 같은 빠르고 편리함에 외신들의 관심도 뜨겁다. 로라 비커 영국 BBC 서울특파원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대구 영남대병원에 마련된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 사진을 게재하며 "한국이 기발한 아이디어를 빠르게 적용했다"고 했다. 샘 킴 블룸버그통신 기자는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국가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고 극찬했다.
여기에 대구 지역의 두 중학생이 개발한 앱 '코로나나우(CoronaNOW)'도 인기다. 이 앱은 코로나19 관련 △확진자 수치 △국가 지정 격리병상 가동 지역 현황 △국내 검사 진행 수 △퇴원환자 수 △사망자 수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첨단 드론을 이용한 발열 감지와 소독 작업도 경기 성남시와 수원시 등에서 등장했다. 성남종합버스터미널에 설치된 드론 열화상 카메라는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하차 승객들을 대상으로 실시간 발열 상태를 체크한다. 수원시의 경우 사회적 기업 '사람과 자연 협동조합'과 수원농생명과학고등학교 동아리 '더 드론'과 함께 드론을 이용해 학교 시설에 대한 방역 작업을 벌이고 있다. 수원시는 초·중·고교 49곳에서 드론 방역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재준 고양시장[사진= 장윤정 기자]
이재준 고양시장은 "한국은 세계 최첨단 IT기술을 전염병 감지와 대응을 위해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도 아이디어가 떠오르자 바로 적용하는 등 설치와 시행에 있어 망설이면 늦다고 판단했다. 드론을 이용한 방식,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 등 기술과 발상의 전환이 신속하게 전염병 예방을 위한 효과적인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