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안양 LS산전 연구개발(R&D) 캠퍼스에서 만난 김영근 LS산전 연구개발본부장(최고기술경영자·CTO)은 최근 세계 최초로 개발을 마치고 양산에 돌입한 대용량·친환경 GIS에 대해 이 같은 자부심을 드러냈다.
◆33년 R&D 한우물···친환경 시대 선도
올해 LS산전의 통합 CTO로 선임된 김 본부장은 산업용 전기·전력 분야에 '뚝심'을 가지고 33년간 한우물을 파온 전문가다. 그는 자신의 연구 인생에 큰 자랑으로 남을 대용량·친환경 GIS에 대해 이야기하며 눈을 반짝였다. 대형 변전소 운영에 주로 사용되는 GIS는 가스를 활용해 전기의 송·배전을 조절하는 핵심 기자재다.
김 본부장은 "2016년 개발을 시작해 올해 1월 국제 공인시험소인 한국전기연구원(KERI)에서 성능시험을 완료하기까지 5년이 걸렸다"며 "100번 넘게 시료를 만들고, 시뮬레이션을 거쳐 자체 생산을 이뤘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분야의 선도업체인 미국 제네럴일렉트릭(GE)과 기술 교류를 통해 제품 개발에 돌입했지만, 단기간에 GE보다 대용량 제품 개발에 성공하며, 세계를 놀라게 했다. 현재 유럽 등에서는 GE의 145kV급 제품이 상용화되고 있다.
김 본부장은 "친환경 GIS 연구를 위해 필요한 기초연구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고, 회사의 전력시험연구원(PT&T)에서 국내 최초 자체 초고압 단락시험 설비를 구축해 다양한 조건에서 시험, 개발 시간을 단축했다"며 "될 때까지 한다는 정신으로 임했고, 성과를 얻어 연구원 모두 자신감이 붙었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올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과 '글로벌 시장 공략'에 집중한다. 앞서 구자균 LS산전 회장은 2018~2020년까지 3년간을 디지털 산업으로의 전환을 위한 준비 단계로 삼자고 공언했다. 올해는 디지털 시대 도약을 앞둔 마지막 해다.
김 본부장은 "디지털 산업으로의 전환 준비를 마무리하는 올해 통합 CTO를 맡게 돼 어깨가 무겁다"며 "사업의 가시적인 성과가 나도록 모든 R&D 역량을 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선 김 본부장은 디지털 제품 및 솔루션 개발에 나서고, 데이터 수집·관리·분석 체계 등 DT 인프라 구축에도 박차를 가한다. DT 관련 인재를 뽑고, 기존 연구원들에 대한 교육도 확대한다. 또 2년 단위로 DT 계획을 갱신해 변화하는 글로벌 트렌드에 발 맞춘다는 방침이다.
LS산전은 글로벌 시장 확대에도 힘써 새로운 '성장 전환점'을 맞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올해 초 글로벌 사업본부도 새롭게 꾸렸다. 기존에 전력사업본부와 자동화사업본부가 각각 개별적으로 해외사업을 관리하는 체계였다면 이를 통합 본부 형태로 전환한 것이다.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는 글로벌 신규 고객 확보에 집중한다. 김 본부장은 "LS산전은 기존 전력분야뿐 아니라 신재생에너지 핵심인 저압직류배전(LVDC) 기기 솔루션 분야에서도 '직류(DC) 1500V'급 제품 라인업을 구축하는 등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특히 전력산업 기술의 본고장이라고도 불리는 유럽에서 자사의 DC솔루션의 상품성을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또 "태양광,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스템 솔루션을 기반으로 중국, 북미, 동남아시아 등 해외 스마트에너지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