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는 24일 전거래일 대비 83.80포인트(-3.87%) 하락한 2079.04로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28.70포인트(-4.30%) 내린 639.29를 기록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과 기관이 각각 6077억원, 1929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외국인은 786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개인과 기관이 304억원, 23억원을 순매도했지만, 외국인은 419억원을 순매수했다. 장 초반부터 급락했던 국내 증시는 국내 확진자 161명 증가와 사망자 1명 추가 발생 등의 악재로 끝내 반등에 실패했다.
이날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8.44포인트(0.28%) 하락한 3031.23으로 장을 마감했다. 홍콩 항셍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467.08포인트(1.71%) 속락한 2만6841.73로 거래를 마쳤다. 다만 그동안 급락했던 선전성분지수는 142.68포인트(1.23%) 상승한 1만1772.38로 장을 마감했다. 일본 금융시장은 ‘일왕탄생일 대체휴일’로 휴장했다. 미국 3대 주가지수선물도 24일 오후 5시를 기준으로 모두 1%대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이날 원·달러 환율은 급등했다. 2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는 달러 대비 전거래일 대비 11.0원 오른 1220.2원으로 장을 마쳤다. 생산과 소비활동의 위축으로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하향 조정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번 주로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를 인하할 경우 환율의 추가 상승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경제의 시름이 깊어지면서 공포지수도 급등했다. 지난 21일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거래일보다 9.77% 급등한 17.08을 기록했다. 지난달 30일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에 대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하며 18.84까지 치솟았던 VIX지수는 이후 14일에는 13.68까지 떨어졌다가 다시 튀어올랐다.
수요 감소의 우려로 국제유가에도 먹구름이 끼었다. 지난 23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거래일보다 배럴당 1.11달러(2.45%)나 급락한 52.07달러에 마감했으며, 하락세는 24일에도 이어지고 있다.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몰리면서 국제금융시장에서 금 가격과 미국 30년물 국채의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지난 21일 4월물 금 가격은 1640달러대였으나 주말을 지나면서 1670달러대로 올라섰다. 금값은 12일부터 24일까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30년물 국채의 수익률은 21일 2019년 9월 4일 이후로 처음으로 2%대가 붕괴되기도 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센터장은 “코로나19 확산 공포가 진정 국면에 들어선 중국 등 다른 나라와 달리 우리나라는 유독 확진자 수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면서 “주가뿐만 아니라 원화 약세, 금리 하락 등 동시다발적으로 위험을 회피하려는 심리가 반영되고 있다”면서 이어 “앞으로 확진자 수가 언제 정점을 찍느냐가 주가 바닥을 확인할 수 있는 시점이 되겠고, 이번 주 정부에서 발표하는 다양한 대책들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편,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24일 "코로나19 확진자가 늘면서 주식시장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은 했지만 (증시) 하락폭이 상당히 크다. 상황을 엄중히 보고 있다"면서 "확진자 추이에 따라 시장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적기에 적절한 시장안정 조치를 과감하게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시장 상황에 따른 컨틴전시 플랜은 이미 준비돼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