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대, 소득 대부분으로 빚 갚는다

2020-02-12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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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가계대출이 30~40대를 중심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부채 증가 속도가 빠른 만큼 이들이 가계부채 전체 증가세를 이끌고 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12일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발표한 '가계 원리금 상환에 따른 자금운용 행태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말 하나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고객 가운데 30~40대 비중은 61%로 2015년 12월 말의 58%보다 3% 포인트 늘었다.

또 30~40대 10가구 중 7가구 이상은 빚을 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며, 부채보유 비중도 높은 수준이었다.

지난해 30대의 부채보유가구 비중은 75.3%에 달했다. 40대는 76.0%였다. 30대 미만 가구의 부채보유비중도 2014년 51.8%에서 57.0%로 상승했다.

미래소득이 높은 30~40대는 미리 빚을 내 집을 구입한 다음, 대부분의 현재 소득을 원금 상환에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30~40대는 주택구매를 위한 대출상환에 모든 소득을 다 사용하는 만큼 보유하고 있는 금융자산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 중반 1000만원 중반대이던 30~40대 가구의 순금융자산은 지난해 마이너스 1000만원까지 떨어졌다. 30~40대가 은행 대출을 받아 비싼 가격의 집을 구매해 가처분소득 대부분을 원리금 상환과 생활비로 쓰고 있기 때문이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그룹군별 차주 분포 변화를 보면, 2015년 말과 지난해 6월 말 생계부담군(DSR 20~40%)의 비중은 27%에서 31%로 늘어났다. 고위험군(DSR 40% 이상)도 18%에서 23%로 5% 포인트 증가했다. 고위험가구는 원리금 상환 부담이 크고 자산을 매각해도 부채를 상환하기 어려운 가구를 의미한다.

또 부채를 보유한 가구 대부분이 빚을 갚기 위해 현재 보유하고 있는 금융자산을 처분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하나은행이 주택담보대출과 100만원 이상의 수신을 동시에 보유한 16만7000명 고객의 2015년 말부터 지난해 6월 말까지의 여수신 변화를 점검한 결과, 고위험군에서는 은행예금과 주택청약종합저축을 제외하고 방카슈랑스(17%→13%), 수익증권(8%→7%), 신탁(17%→14%) 등 대부분의 금융상품 잔액 비중이 감소했다.

DSR 그룹군별 차주 분포를 보면 고위험군에서 자영업자 비중이 여타 군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영업자의 고위험 비중은 2015년 말 25%에서 지난해 6월 27%로 2% 포인트 늘었다.

김수정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원은 "원리금분할상환 유도 과정에서 가계 자금운용 규모가 감소하고 자산형성이 저해될 가능성이 있다"며 "금융기관 입장에서는 부채 감축에 따른 가계 수신 감소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자료=하나금융경영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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