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4사, ‘마이너스 정제마진’ 암초에 올해 성과급 잔치 끝

2020-02-12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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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 작년 11월부터 10주째 하락세

SK이노·GS칼텍스·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 작년 영업익 모두 급감

국내 정유업계가 ‘마이너스 정제마진’ 시대를 맞으면서 올해 성과급 잔치도 사실상 끝났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로 인해 이른바 정유4사 노사협상도 올해도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12일 증권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소위 ‘팔아도 손해보는’ 정제마진 상태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지속되고 있다. 항공유 판매 부진, 수출 난항에 더해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까지 가세하면서 올해 시장 상황은 암초가 가득하다.

1월 3주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배럴당 0.3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11월 3주 -0.6달러로 첫 마이너스(-)를 기록한 이후, 지난달 말까지 마이너스와 1달러 이하를 오가는 등 10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울산 CLX 전경[사진=SK이노베이션]



정제마진(refining margins)은 휘발유,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료인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비 등 비용을 뺀 금액이다. 정제마진이 올라가면 정유사 수익성이 개선되고 떨어지면 수익이 부진에 빠진다.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사들은 두바이유를 기본으로 하는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을 수익성 지표(벤치마크)로 쓴다. 업계는 정제마진이 개선되지 않으면 올해도 정유업계의 수익성 개선은 힘들다는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주도하는 공급 과잉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대체연료, 전기차 확산 등으로 수요가 줄면서 수익성이 개선은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정제마진 하락세로 인해 국내 정유사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줄이어 쪼그라들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1조2692억원으로 전년대비 39.6% 줄었다.

GS칼텍스의 영업이익은 8797억원으로 전년대비 28.7% 줄었다. 4년만에 처음으로 1조원 밑으로 떨어진 것. 에쓰오일도 지난해 영업이익이 4491억원으로 전년대비 29.7% 감소했다. 현대오일뱅크는 나름 선방했지만 지난해 영업이익은 5220억원으로 전년 대비 21% 줄었다.

실적이 이렇게 줄면서 올해 각 사별 성과급은 언감생심이다. 그동안 최대 1000%의 높은 성과급을 받아온 노조들의 불만은 크다. 일각에서는 ‘30분 협상’으로 일사천리 진행되던 노사협상도 진통을 겪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미 SK이노베이션 노조는 “(성과급 협상) 진행 과정과 결과에 따라 투쟁으로 전환할 수도 있다”는 내용의 담화문을 노조원들에게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실적과 성과급은 항상 정비례하기에 지난해 정유4사 모두 영업이익이 급감해 예년 대비 대폭 삭감 또는 지급이 안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각 사별 노사협상에서 임금인상 뿐만 아니라 성과급 문제도 난제가 될 것”이라고 조심스레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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