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7일 서울 서초구 한국벤처투자에서 열린 '2020년 한국벤처투자 업무보고'에서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오른쪽 두번째)이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이영민 한국벤처투자 대표.(사진=연합)]
지난 7일 서울 서초구 한국벤처투자 대회의실에서 특별한 자리가 마련됐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산하기관인 한국벤처투자의 2020년 업무계획을 보고받는 자리였다. 매년 진행하는 업무보고이지만, 올해는 언론에 전체 일정을 공개하고 민간 벤처캐피탈(VC)도 초청하는 등 파격적인 방식을 도입했다. 중기부 산하기관의 업무보고를 전체공개한 것은 유례가 없을 정도로 드물다.
올해 중기부 본예산에는 8000억원 규모의 모태펀드 자금이 포함됐다. 2017년 추경을 통해 8000억원이 배정된 사례는 있었지만, 본예산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한국벤처투자는 195개 펀드 청산 평균 수익률은 6.61%를 기록해 정책자금으로서 상당한 성과를 냈고, 올해는 신규 벤처 투자가 5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제2벤처 붐 시기에 역할이 커지고 있는 점을 반영한 공개 업무보고였다.
이 과정에서 기술보증기금의 ‘특허평가시스템(Kibo Patent Appraisal System, KPAS)’이 언급됐다.
박 장관은 “기보에서 업무보고를 받아보니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특허기술) 평가를 객관화했더라. 한국벤처투자에서도 기보와 업무협약을 해 기술평가 노하우를 가져오는 것이 어떨까 싶다”며 “AI 평가 등 객관적인 툴을 활용하면 (운용사나 스타트업 평가 결과에 대해)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스타트업 평가 노하우는 공유돼야 한다”며 “향후 ‘스타트업100’ 등을 선정할 때도 공개적이고 투명하게 선정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는 한국벤처투자뿐만 아니라 벤처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산하기관 전체에 객관적인 평가기준 마련과 AI 평가 시스템 도입을 주문한 셈이다.

[사진=기술보증기금]
KPAS는 일종의 특허기술 가치평가 자동 시스템이다. 기보가 그동안 쌓아온 기술평가 빅데이터와 딥러닝 기법을 활용해 특허기술의 재산적 가치를 AI로 평가한다. 기존 특허가치 평가는 전문 평가인력과 회계사, 변리사 등을 대동해 매출, 사업 기여도 등을 따져봐야 했지만, 이 시스템을 활용하면 인력 투입을 최소화해 기술평가를 진행할 수 있다. KPAS는 지식재산(IP) 가치를 1분안에 추출해 보증을 지원하는 ‘IP패스트보증’에 기반이 되는 시스템이기도 하다.
기보 관계자는 “KPAS는 기존에 사용하던 사람 중심 평가 대신 기보가 축적한 기술평가 데이터와 알고리즘을 통해 (기술가치를) 분석하는 자체 평가 시스템이다”며 “IP보증 자체가 국내에는 활성화 돼 있지 않아 기보에서 70%를 진행한다. 기술평가는 기보의 경쟁력이기 때문에 향후에도 평가기술을 고도화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