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 아파트 평균 매매 실거래가와 매입 금융비용 시뮬레이션(위)수도권 아파트 평균 매매 실거래가와 매입 금융비용 시뮬레이션(가운데)지방 아파트 평균 매매 실거래가와 매입 금융비용 시뮬레이션(아래)[그래프=직방 제공]
지난해 9억원 이하 아파트 구매한 사람은 대출이자를 제외하더라도 평균 1억원 이상의 시세차익을 남긴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에 유동자금이 몰리면서 아파트 매매가격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저금리 기조로 금융비용은 감소했기 때문이다. 낮은 자금조달 비용과 전세가격 인상으로 인한 레버리지 투자 수요가 서울 비규제 지역과 수도권 아파트로 몰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반면 같은기간 금융비용은 351만원에서 380만원으로 29만원(8.26%) 상승했다. 전국 어느 지역의 아파트를 사더라도 이자비용을 제외하고 1년간 평균 1억원 이상 벌었다는 얘기다. 1억원은 예금금리가 연 2%대인 현 상황에서 도시근로자가 월 100만원씩 최소 8년 이상을 저금해야 모을 수 있는 금액이다.
해당 조사의 금융비용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LTV 40%를 적용한 뒤 한국은행에서 발표하는 주택담보대출금리를 적용해 산출됐다. 주담대 금리는 대출자의 상황과 상품 종류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지난해 3분기(7~9월) 2.47~2.64% 수준에서 지난해 4분기(10월~12월) 2.45~2.5%로 0.02~0.14%포인트 인하됐다.
조사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가격은 지난 2018년 4분기 6억3927만원에서 지난해 4분기 8억1719만원으로 1억7792만원 올랐다. 같은기간 금융비용은 837만원에서 807만원으로 30만원 감소했다.
부산의 경우 아파트 가격이 지난 1년간 8235만원(2018년 4분기 2억6995만원→2019년 4분기 3억5230만원) 오르는 동안 금융비용은 되레 6만원(2018년 4분기 353만원→2019년 4분기 347만원) 줄었다.
같은기간 대구와 인천에서도 아파트 가격은 각각 3596만원, 4216만원 올랐지만 금융비용은 56만원, 46만원씩 줄었다. 광주지역 아파트 가격도 지난 1년간 2억664만원에서 2억3689만원으로 3025만원 올랐지만 금융비용은 37만원 줄었다.
이는 아파트 매입비용은 자금 조달의 문제지 이자 부담이 아니라는 얘기다. 문제는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될 경우 시중에 풀린 막대한 유동성이 서울 비규제 지역과 수도권으로 옮겨갈 수 있다는 점이다.
최성헌 직방 매니저는 "정부가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에서 9억원 이상 주택 매입의 대출규제를 더욱 강화시켜 고가 주택에 대한 자금 유입경로를 옥죄고 있지만 지난해와 비교해 낮은 자금조달 비용이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전세를 활용한 레버리지 투자가 비규제지역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러한 흐름이 계속된다면 2007년 가격 상승이 나타난 속칭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과 경기 동북권 중저가 아파트의 가격 급등 현상이 올해 재현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