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지자체 엇박자 정보 공개 혼선…중수본 ‘허수아비’ 논란

2020-02-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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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북’ 행정에도 여전히 엇박자

김강립 중앙사고수습본부 부본부장이 5일 오전 11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보건복지부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해 정부와 지자체 간 정보 공개를 두고 혼선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당국은 역학조사 등 정확한 내용을 확인 후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지자체가 이와 별도로 확진자 정보에 대한 공개를 자체적으로 실시하면서 엇박자가 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컨트롤타워는 보건복지부를 중심으로 한 중앙사고수습본부(이하 중수본)다. 확진자 등 역학조사에 대한 정보는 주로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이하 중대본)가 발표하고 있다.

문제는 중수본과 중대본이 발표하기 이전의 확진자 정보를 지자체가 미리 발표하면서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가 발표하기 이전의 정보를 지자체가 먼저 공개하면서 정부의 ‘뒷북’ 행정이라는 논란과 함께 지자체 정보의 정확성 문제가 함께 나오고 있다. 또 언론 대상 브리핑에서도 이미 지자체를 통해 정보가 공개됐음에도 중수본과 중대본은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되풀이하면서 답답함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30일 5번 확진자 발생 이후 성동구청은 5번 확진자에 대한 정보와 이동 동선 등을 컨트롤타워와 별개로 SNS 등을 통해 먼저 공개했다. 서초구청 역시 8번 확진자에 대한 정보를 문자를 통해 서초구민에게 안내했으며, 15번 확진자 정보와 이동 동선 역시 수원시에서 먼저 공개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앞서 확진자 정보 발표를 두고 정부를 비난했다. 지난달 30일 7번 확진자 판정이 나왔음에도 정부가 이를 다음날 아침에 발표했다며, 신속성이 떨어진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5일 이 같은 상황은 되풀이됐다. 중수본은 17‧18번 확진자 발생 소식을 알렸으나, 현재 거주지와 이동 동선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안승남 구리시장은 5일 페이스북에 '확진자 발표 1일'이라고 알리며 "구리시민(17번 확진자)이 확진자로 판명됐다“며 ”동선이 확인될 때까지 활동을 자제하고 마스크를 착용해 달라"고 글을 올렸다. 추후 브리핑을 개최해 이동 동선도 공개했다.

이처럼 정부와 지자체가 독자노선을 걷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중수본은 컨트롤타워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김강립 중수본 부본부장은 “지자체가 별개로 확진자 내용을 별도로 공개하고 있지는 않다”며 “중수본에서 발표한 이후에 보충 설명이나 지자체 단위의 조치가 필요한 경우에는 별도의 브리핑을 하거나 그런 경우는 있겠으나, 중수본이 컨트롤타워로서 관련된 정보를 컨트롤해 최소한의 조치를 취한 뒤 정보를 공개하는 시스템이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불법적으로 확진자 정보가 유통된 부분은 사법당국에 의한 조치가 필요한 사안이라 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하고 있다”며 “수사결과에 따라 엄정 조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수본 관계자도 “매일 오전 8시 30분 중수본 확대회의에서 지자체에 중수본이 일괄 발표하는 것으로 이야기 하고 있다”며 “앞으로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지자체 발표 이후 컨트롤타워인 중수본이 이를 확인해 발표하는 수준에 이르면서 허수아비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컨트롤타워와 지자체 간 명확한 지침이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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