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동방] 하나금융투자가 국내 7번째로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거듭날 예정이다. 발행어음 사업 인가 등 사업 확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최근 업계 전반에 신뢰도가 떨어진 점을 회복해야 하는 숙제도 함께 풀어야 한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하나금융지주는 이사회를 열고 하나금융투자가 진행하는 4997억3000만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했다. 하나금융투자는 다음 달 증자를 마무리하고 초대형 IB 지정 신청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번 증자가 마무리되면 하나금융투자의 자기자본은 지난해 3조4751억원에서 3조9748억원으로 늘어난다. 여기에 1분기 순이익 등을 더하면 자기자본 규모가 4조원을 넘어 초대형 IB 요건을 충족하게 된다.
하나금융투자가 초대형 IB로 지정되면 KB증권, NH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에 이어 자기자본 4조원을 넘기는 7번째 증권사가 나오는 것이다.
하나금융투자는 초대형 IB 지정 후 관련 조직 등과 조율 후 발행어음 사업 신청을 진행할 계획이다. 발행어음은 자기자본의 2배까지 자금을 모집할 수 있는 만큼 초대형 IB들은 단기어음을 통해 자본여력이 더 확대되는 효과를 누릴 수 있어 초대형 IB 사업의 핵심으로 꼽힌다.
현재 시장에서는 KB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이 발행어음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 시장에 하나금융투자가 합류하게 돼 발행어음 4호 사업자 타이틀을 두고 신한금융투자와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할 예정이다.
최근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지와 DLF사태 등 금융투자업계 전반의 떨어진 신뢰도를 회복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업계 분위기에 따라 금융당국도 보수적인 심사가 불가피한 상황인 데다 투자심리 위축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이재우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 등 빈번한 금융사고로 투자심리가 위축될 가능성 등이 올해 증권업계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관련업계에서는 지난해 하나금융그룹이 최대실적을 기록한 데 하나금융투자의 기여도가 증가하면서 올해도 하나금융투자의 활약이 기대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하나금융지주의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2018년보다 7.8% 증가한 2조4084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계열사 중 하나금융투자의 당기순이익이 2803억원으로 그룹 내 이익기여도가 10%에 이르렀다. 하나금융투자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018년보다 84.3% 급성장했다.
김도하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가 끝나면 하나금투는 초대형 IB 지정 요건을 갖춰 발행어음 업무가 가능해진다"며 "올해 은행업종의 마진 하락과 감익이 불가피하지만, 하나금투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는 하나금융 수익성 방어에 기여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