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 9.11 맞먹는 충격… '바이러스 쇼크' 유가 덮친다

2020-02-04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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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수요 하루 300만 배럴 줄어…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감소폭 최고

전세계에 확산하고 있는 중국발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가 원유시장을 덮치고 있다. 전염병의 확산이 장기화되면서 경제적 타격도 커지는 가운데, 중국의 원유수요가 하루 300만 배럴, 전체 소비의 약 20%가 줄어들었다고 중국 에너지관료의 말을 인용해 블룸버그가 전했다. 중국의 평소 원유소비량은 하루 1400만 배럴 정도에 달한다. 이는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영국, 한국의 하루 총 소비량과 맞먹는 엄청난 양이다.  

매체는 "이같은 감소폭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일 뿐만 아니라 9.11 사태이후 가장 갑작스러운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석유생산기구(OPEC)은 긴급회의를 열어 생산량 조절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최대 원유소비국 얼어붙으면서 원유가도 급락 

중국은 지난 2016년 이미 전세계 최대 원유 소비국으로 올라섰다. 때문에 중국 경제 변화에 따른 소비 수요의 변화는 전세계 에너지 시장에 매우 큰 충격파를 던질 수 밖에 없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중국의 수도인 베이징은 이미 수백만명의 사람들을 격리했다. 설날 연휴는 9일까지 연장됐지만, 지금처럼 확산세가 진정되지 않을 경우 일부 기업과 학교 등은 휴일을 더 연장할 수도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중국에 빗장을 걸어잠그는 국가들이 늘면서 비행기도 많이 취소됐다. 중국 중앙은행은 유동성을 확대하면서 시장의 쇼크를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당분간 금융시장의 동요를 진정시키기는 어려워 보인다. 

중국 원유소비의 급락은 전체 에너지 시장을 흔들어놓기 시작했다. 원유판매 자체가 줄어들면서 유가도 급락하고 있다. 지난주 남미 원유 화물은 지난 주에 멈춰섰으며, 중국 정유업자들이 서아프리카 원유의 판매도 평상시에 비해 줄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중국 정유업체들은 판매되지 않은 원유들을 저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매일 재고가 쌓이면서 일부 정유시설들은 원유저장 공간마저 바닥날 지경에 이르렀다고 외신은 전했다. 이렇게 될 경우 정유사들은 원유자체의 구매를 줄일 수 밖에 없다. 정유업체들의 구매 감소량이 15~20%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업계 고위관료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원래 춘제 연휴 동안에는 휘발유와 항공연료의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나다. 교통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반면 산업생산에 주로 사용되는 경우의 소비는 감소한다. 그러나 최근의 추세로 인해 원유 소비량은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일 이후 북해 브렌트유의 가격은 무려 14%가 하락했다. 4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3일에도 1.3% 하락한 55.88%까지 떨어졌다. 이는 2019년 1월이후 최저치에 가깝다. 원유시장의 분위기를 읽을 수 있는 타임스프레드(다른 기간에 인도되는 선물계약 간 가격 차이)에서도 유가의 약세는 드러난다. 타임스프레드가 좁을 경우 단기간 수요는 감소한다. 

◆수요 가장 큰 변수로 꼽혀···2020년 70달러 전후 전망 의미없어

앞서 전문가들은 2020년 유가가 배럴당 59달러에서 70달러선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석유시장에 대해 유가에 대한 큰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분석한 것이다. 중국과 인도의 경기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석유 수요가 위축된 가운데, 경기 회복에 대한 강한 시그널이 나오지 않는 이상 급격한 수요 회복이 어렵고, 이에 따른 가격 상승을 예상하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었다. CNBC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만일 OPEC+의 감산 합의와 관련, 회원국들이 이를 강하게 준수할 경우 재고가 안정될 것"이라며 "미·중 무역분쟁 해결 등 다른 긍정적인 경제 요인과 맞물려 브렌트유 가격이 예정보다 빨리 70달러 수준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JP모건 역시 2020년 브렌트유 전망치를 배럴당 59달러에서 64달러50센트로 상향조정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앞서 2020년 석유시장에서 고려해야 할 5가지 요인으로 ▲미국 셰일가스 ▲수요 증가 여부 ▲OPEC + ▲미 대통령 선거 ▲환경보호 등을 꼽았다. 이 다섯가지 요인이 국제유가의 향방을 좌우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2019년 한해동안 미·중 무역분쟁을 비롯한 전세계적인 경제성장 둔화로 인해 수요가 위축되는 모습을 보인데 이어, 올해에도 수요 회복 여부에 따라 석유시장의 향방 역시 결정될 것이라고 FT는 전망했다.
 

[사진=아주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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