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번째 창당’ 나선 安…‘철수’할까, ‘전진’할까

2020-02-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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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층 안고 4년 전 바람 재현 여부 관심

안철수 전 의원이 정계 복귀 2주 만에 신당 창당 추진계획을 발표하며 속도를 내고 있다.

우유부단하다는 세간의 평가를 깨는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정치권의 관심은 냉랭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 등 전 국민적인 이슈에 가린 측면이 있다는 동정 여론도 있는 반면, 안 전 의원에 대한 참신성이 떨어진 것이 주된 원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바른미래당을 탈당한 안 전 의원은 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신당 비전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대한민국이 이대로는 안 된다는 소명 의식으로 다른 정당과는 완전히 다른 당을 만들고 싶다”며 신당의 지향점·비전·노선을 발표했다.

거대 양당이 정쟁만 반복하며 국민을 뒷전으로 하고 있다는 진단 아래 제3지대에 뿌리를 내리고 ‘탈(脫)이념’, ‘탈 진영’, ‘탈 지역’을 3대 기치로 내걸며 여의도 정치에 실망한 표심을 흡수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안 전 의원은 기자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무당층 유권자와 관련, “진심으로 호소할 것”이라며 “이렇게 가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합리적 사람들이 전 국민의 절반임에도 선거에서 양극단의 중도 코스프레에 속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기성 정당을 “대한민국에서 가장 낙후된 집단”, “이익집단”, “가짜뉴스의 최대 생산지”, “인재의 블랙홀”이라고 맹비난했다.

특히 안 전 의원은 문재인 정부와 관련해 “가장 큰 문제는 문제의식이 없고 세계가 가는 방향을 잘 읽지 못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를 “조국 내전”이라고 지칭하며 “대리시험이 정상이냐”고 반문했다.

다만, 그는 총선 국면 다른 정치 세력과 ‘반문(반문재인)연대’를 이루는 방안에 “전 누구를 반대하기 위해 정치를 하는 게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보수통합 동참 가능성에도 “관심도 없고 가지도 않는다”고 일축했다.

안 전 의원은 △이념과 진영정치의 극복 △기존 정당의 틀과 관성의 파괴 △무책임 정치의 퇴출을 목표로 한 신당 비전을 선언했다. 그러면서 작은 정당·공유 정당·혁신 정당을 신당의 3대 지향점으로 꼽으며 차별성을 부각하는 데 주력했다.

3대 지향점은 그가 유럽과 미국에 체류하며 배운 선진 제도에서 따온 것이다.

안 전 의원 측은 신당명을 당분간 ‘안철수 신당’으로 사용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신당을 상징하는 색은 주황색이 될 전망이다.

안 전 의원은 ‘작은 정당’과 관련, 정당 규모와 국고 보조금을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했다. 이와 함께 21대 국회에서 교섭단체 위주로 많이 배정되는 국고 보조금을 의석수 기준으로 배분하도록 정당법 개정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공유정당’은 모바일플랫폼을 통해 현실화하겠다고 했다.

안 전 대표 자신에 대한 지지세가 여전하지 않다는 지적에 “어려운 것을 알고 왔다. 이게 우리나라를 위한 길이라 해서 온 것”이라며 “4년 전에도 국민의당이 망할 것이라고 저주를 퍼부은 사람이 대부분”이라고 반박했다.

안 전 의원의 인기가 예전만 못한 것은 분명하다. 지난해 12월 한국갤럽의 차기 정치지도자 호감도 조사(12월 10∼12일 전국 유권자 1001명 대상, 신뢰수준 95%에 ±3.1%포인트)에서 안 전 의원의 비호감도는 69%로 조사대상 7명 중 가장 높았다.


 

안철수 전 의원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정치혁신 언론인 간담회에 참석해 어린이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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