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시장 점검][강남 르포] "호가는 2억 급등, 거래는 소강"...청담삼익 888가구 3월 이주 변수

2020-02-0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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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유세 인상, 전셋값 인상으로 전가될 듯

정시 합격자 발표, 대규모 입주가 상승 완화 요인

[사진 = 김재환 기자]

"두달 전보다 호가는 2억원 정도 올랐다. 매수세가 적어 거래는 드물지만 오른 호가로 거래가 간간이 이뤄진다." (도곡동 W중개업소 관계자)

학군 전세 이주가 1월 사실상 마무리되면서 강남 전세 거래는 일단 소강상태다. 매매 시장이 얼어붙으며 전세 시장 또한 거래가 급감했다. 매도 물량이 줄고 호가가 오른 상태에서 이주가 불가피한 가구를 중심으로 거래가 간간이 이뤄지면서 표면적으로 전세 실거래가는 계속 오름세를 타고 있다는 게 2일 찾은 강남 일대 중개업소들의 전언이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인근 명지부동산 관계자는 "지난해 교육부가 정시비중을 늘린다고 발표하면서 전셋값이 크게 올랐다. 지금은 거래가 뜸한 상황에서 호가가 오른 상태로 유지가 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34평은 아예 물건이 없고 31평짜리는 세개 정도 나와 있다. 예전 같으면 하루에 몇 사람씩 문의를 해왔는데, 지금은 일주일에 한명이나 올까말까"라고 했다. 

은마아파트 인근 하나부동산 관계자는 "학군수요는 11~1월까지라 지금은 끝났다"며 "가격은 지난해 전반기보다 1억5000만원, 지난해 후반기보다는 1억원 정도 올라 있다"고 했다. 

인근 개포동도 상황은 유사했다. 개포동 스타부동산 관계자는 "거래가 움직일 때 전세장도 움직이는 것"이라며 "설연휴가 끝나면 거래가 좀 될까 했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영향인지 거래가 거의 없다"고 전했다.

강남의 경우 9억원 이상 고가 전세 물량이 많은 점도 거래가 소강상태로 접어든 이유다. 개포동 현대21C부동산 관계자는 "전세자금대출이 막힌 데다 자금출처조사를 부담으로 느끼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자금출처조사는 고가 전세에도 해당된다"고 말했다.

고가 전세에 부담을 느낀 수요가 서초·송파 쪽 재건축으로 몰리는 분위기다. 재건축의 경우 신축에 비해 전셋값은 훨씬 싸기 때문이다. 구반포역 인근 신한부동산 관계자는 "좋은 학군을 원하지만 자금력은 조금 딸리는 분들이 많이 유입된다"고 했다. 

이와 관련, 신축 아파트가 밀집돼 있는 신반포역 인근 G중개업소 관계자는 "매도 호가가 너무 높아 매수세가 자취를 감춘 상황"이라고 말했다.

송파구 잠실동 김세빈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최근 전셋값 변동은 크지 않다. 보합 정도다. 학군수요로 전세거래는 꽤 이뤄진 편"이라며 "잠실엘스 전용면적 84㎡ 기준 전세가격은 지난해 12월 7억2000만~7억5000만원, 지난 1월 7억3500만~8억원 정도"라고 설명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경.[사진 = 윤지은 기자]

하나부동산 관계자는 "은마아파트의 경우 학군 수요가 대부분이어서 학기가 바뀔 때 전세 물량이 나오는 편인데 최근엔 상황이 달라졌다"며 "은마가 1억원 오를 때 주변 전셋값은 2억원 오른 상황이라 눌러 앉을 공산이 크다"고 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인근 재건축 아파트 이주 기간이 다가오면서 전세수요는 늘어날 전망이다. 대치동 삼일부동산 관계자는 "청담삼익아파트 이주로 야기되는 수요도 꽤나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청담삼익아파트는 888가구로, 오는 3월부터 이주가 시작된다. 

명지부동산 관계자는 "지난해 저렴한 가격에 헬리오시티 전세를 얻었던 사람들이 (전셋값이 크게 오르면서) 2021년 계약 갱신 시점에는 보증금을 올려줘야 하고 그러려면 전세자금대출을 받아야 하는데 9억원 초과, 15억원 초과에 대해선 전세대출을 받을 수 없게 돼버리지 않았느냐"며 "이런 사람들은 은마로 다시 돌아오는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출규제와 보유세 인상이 전셋값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많다.  신반포역 인근 래미안114부동산 관계자는 "일대는 전부 고가주택이어서 세금(보유세) 인상폭이 크다"며 "이러면 전셋값을 올리든지 반전세로 월세를 받으려는 임대인이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신반포역 인근 G공인중개사 관계자도 "양도세 절감 목적으로 실거주 기간을 채우려 하는 집주인들 때문에 공급은 더 줄어들 것"이라며 "임대사업자 등록을 앞둔 집주인들은 등록 전 최대한 보증금을 올리고 싶어할 것"이라고 전했다.

학군 수요에 영향을 미치는 정시발표와 오는 9월 2000가구가 넘는 개포시영 입주가 전셋값 상승 압력을 빼는 요인으로 꼽혔다. 

명지부동산 관계자는 "2월에 정시발표가 끝나면 매물이 나오기 시작할 것이다. 자녀가 합격해 본가로 들어갈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라며 "인근 '개포시영아파트'(개포래미안포레스트·2296가구)가 오는 9월 입주를 앞두고 있어 공급물량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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