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보수냐 실용중도냐"...정계개편 주도권 '신경전'

2020-01-30 17:37
  • 글자크기 설정

혁통위 내달 중순 창당 로드맵

새보수당, 독자 공관위 추진

대안신당, 호남통합연대 본격화

총선의 계절이 다가오자 정치권의 이합집산도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보수·진보진영 정당을 막론하고 ‘통합 없이는 필패’라는 명제 아래 정계개편 소용돌이에 빠져들고 있다. 현재 정치권에서 내세우는 정계개편의 명분은 크게 ‘중도보수’·‘중도실용’·‘호남통합’ 등 세 갈래로 나뉘는 가운데 정계개편 주도권을 놓고 신경전이 치열해지는 모양새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현재 가장 구심력이 크게 작동하는 명분론은 ‘중도·보수통합론’이다. 중도보수 통합을 골자로 한 기구인 혁신통합위원회(혁통위)는 내일 회의를 열고 범중도보수 통합결과 1차 대국민 보고를 진행할 예정이다.

대국민 보고에선 ‘국민의 뜻을 모아 통합 신당으로 가자’는 취지의 통합 신당 선언문을 낭독하고 창당을 위한 실질적 작업에 착수한다. 앞으로 남은 절차는 통합신당창당준비위 구성, 통합신당창당준비위 출범 이후 통합 신당 출범으로 오는 2월 중순 완료를 목표로 한다.

혁통위가 기존 로드맵에 따라 가동되고 있지만, 변수는 남아 있다. 한국당과 새보수당의 양자 협의 결과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양당은 ‘공천 지분’을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당장 한국당이 공천위를 꾸려 공천 준비에 나서자 새보수당은 이날 독자적으로 공관위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는 후보 단일화나 선거 연대 등으로 통합의 강도를 낮추는 선으로 선회할 수 있다는 한국당에 대한 경고로 읽힌다.

중도실용 진영에선 안철수 전 의원의 역할론이 주목된다. 안 전 의원은 전날 탈당의 변에서 ‘실용적 중도’를 강조하며 사실상 신당 창당을 공식화했다.

신당 창당 이후 안 전 의원의 선택지로는 ‘독자 노선’ 혹은 ‘통합 신당(혁통위 신당)’ 합류가 점쳐진다. 독자 노선을 취하면 세력 규합이 녹록지 않아 궁극적으로 대권을 노리는 안 전 의원의 행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이날 ‘안철수계’로 불리는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안 전 의원이 신당 창당 움직임을 통해 통합신당에 합류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막바지에 가서 문재인 정권 심판에 힘을 합치는 게 낫겠다는 판단이 서면 규합했던 그 모양 그대로 혁통위가 만드는 창당 과정이나 창당이 된 이후에도 합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안 전 의원의 이탈로 사실상 손학규 체제로 총선을 치르게 된 바른미래당 당권파의 경우 대안신당·민주평화당 등과 통합을 타진하고 있다. 이른바 ‘호남통합연대’다.

이날 대안신당과 평화당 모두 통합을 강조하는 입장을 냈다. 최경환 대안신당 대표는 바른미래·대안신당·평화당 3당 협의체를 띄워 다음 달 중순까지 통합의 틀을 완성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면서도 안 전 의원이 주장하는 반문연대와는 선을 그었다.

정동영 평화당 대표는 이날 ‘야권 통합 3원칙’을 발표했다. 정 대표가 제시한 3원칙은 △분열에 대한 석고대죄 △개혁정체성 확립 △분권형 대통령제·연동형 선거제 완성 등이다.

여기서 세 번째 원칙인 분권형 대통령제·연동형 선거제 완성에는 3당 모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손 대표는 그간 제왕적 대통령제를 비판하며 분권형 개헌을 강조해 왔고, 대안신당도 신당 창당과정에서 분권형 개헌을 띄운 바 있다.

개혁정체성 확립의 경우 ‘3당 통합의 전제조건’이란 분석이 나온다. 개혁 정체성 없이는 자칫 ‘도로 국민의당’이란 지적에 놓이기 때문에 개혁의 정체성을 확립해 세 규합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분열에 대한 석고대죄의 경우 ‘분열 책임론’을 둘러싸고 각 당의 의견이 엇갈리는 만큼 진통이 예상된다. 실제 호남통합연대가 구축되더라도 ‘참신한 인물’ 영입 없이 지난 20대 총선 때와 같은 파급력을 갖출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탈당 기자회견을 마치고 나서는 안철수. 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의원이 29일 국회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마친 후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