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례면 주민들이 지난 21일 설 맞이 대청소 이후 기념촬영하고 있는 모습. [사진=김해시 제공]
김해분청도자기축제가 열리는 진례면이 '주민거버넌스'라는 민관협치 기능을 가동, 쓰레기 투기문제를 자체 해결하면서 청정고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30일 김해시에 따르면 35개 마을에 6700여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 진례면은 청정지역을 향한 주민들의 의지가 각별하다. 시례리의 경우 쓰레기로 몸살을 앓던 마을 도랑을 2년에 걸쳐 주민들 손으로 청정 도랑으로 바꿔나 최근 피겨여왕 김연아씨가 유튜브에 소개하기도 했다.
또 용지봉 자락 신안마을은 사람이 바로 마셔도 되는 지하 용천수로 청정 미나리를 재배해 지난해부터 경남·부산권 대형마트에 납품하고 있다. 주민거버넌스는 ‘마을을 깨끗하게 보행로를 안전하게’라는 슬로건 아래 마을 이장과 주민, 행정기관 등이 참여하는 민관협치기구이다.
환경정화가 필요한 곳이 있으면 회의를 거쳐 일정을 수립한 뒤 실천에 나선다. 주민들은 주로 계도활동과 쓰레기 수거에 참여하고, 행정은 수거차량과 홍보물품 등을 지원한다. 쓰레기 적치 같은 상황이 재발되지 않도록 행정복지센터 측은 정기적인 순찰과 점검을 하고 주민들도 상시 모니터링과 자율방범대의 야간 순찰로 힘을 보탠다.
이러한 주민거버넌스 도입과 우수사례 전파로 지난해 돈담마을 등 8개 지역의 불법 쓰레기 적치 문제를 해결했고 올해는 10개 지역을 목표로 활동 폭을 넓힐 계획이다. 올해 들어서도 설 연휴를 앞두고 주민거버넌스 활동이 활발하게 이어졌다.
새해부터 이장직을 맡게 된 송세원 당리마을 이장은 마을회관 옆 불법 쓰레기 문제 때문에 진례면행정복지센터를 방문했다가 주민거버넌스 사례를 듣고 바로 실천에 옮겼다. 지난 16일을 마을 청소의 날로 정해 마을 환경을 새롭게 한 것이다.
이러한 주민 스스로의 변화에 동참하려는 움직임 또한 잇따르고 있다. 진례면청년회(회장 송정석)는 올해부터 한 달에 한 번 마을을 찾아가 환경정화활동에 힘을 보태기로 했다. 면지역 특성상 노인인구가 많아 무게가 무거운 쓰레기의 경우 수거에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이다.
첫 활동지역은 인근에 공장이 많아 치워야 할 쓰레기도 많은 상우마을로 청년회는 지난 19일 이 마을을 찾아가 어르신들이 치우기 힘든 쓰레기들을 말끔하게 들어냈다. 쓰레기 투기가 재발하지 않도록 쓰레기가 잘 버려지던 장소에 가림막을 치고 계도용 현수막도 내걸었다.
설 연휴 이틀 전인 지난 21일에는 행정복지센터에 각 마을 이장과 새마을지도자, 새마을부녀회원 등 사회단체 회원 100여명이 모여 귀성객 맞이 대청소를 했다.
정양호 진례이장협의회장은 “작은 일에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제 일처럼 나서는 걸 보면 진례는 잘 될 수 밖에 없다”고, 김철수 새마을협의회장은 “멀리 가려면 함께 가야 한다. 진례를 사랑하고 가꾸는 일에 우리는 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김인수 진례면장은 “내 고장을 위해 진심으로 참여해준 덕분에 온 마을이 깨끗해졌다”며 “다시 찾고 싶은 진례면이 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최선을 다 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