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 국내 건설사들이 잇따라 해외 수주 소식을 전하면서 올해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정부도 동남아 시장 개척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2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엔지니어링은 1월에만 사우디아라비아와 알제리에서 총 4조원 규모의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국내 시공능력평가 순위 1위인 삼성물산도 해외 시장에서 활약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12월 수주한 '방글라데시 다카국제공항 확장 공사' 본계약을 이달 체결했다. 일본기업 2곳과 공동 수주한 건으로, 삼성물산 지분은 1조9197억원으로 알려졌다. 다만 실제 사업비가 방글라데시 정부 공공구매위원회가 승인한 예산인 2060억타카(한화 약 2조8100억원)보다 많은 3조원 이상으로 전해져 지분에 따라 금액이 달라질 수 있다고 삼성물산 측은 설명했다.
올해 해외수주 기대감을 내비친 현대건설은 이달 들어 약 2조1000억원의 실적을 달성했다. 먼저 카타르에서 1조2000억원 규모의 '루사일 플라자 타워 PLOT3·4 건설공사'를 수주한 데 이어 싱가포르에서는 2700억원 상당의 '풍골 스포츠센터 건설공사'를 따냈다.
알제리에서는 약 8500억원의 '우마쉐3 복합화력 발전소 건설공사' 계약을 발주처인 하이엔코(HYENCO)와 체결했다. 이는 현지 국영 전력청과 함께 지분 투자한 합작회사를 통해 수주한 것으로, 경쟁 입찰이 아닌 수의 계약으로 진행됐다. 사실상 알제리 국영 전력청의 발주 사업을 전담하게 됐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해외수주 및 국내 도시정비사업 부문에서 업계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올해도 이 같은 기세를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최근 몇 년 간 해외 시장에서 노력한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올해 EPC(설계·수주·수행) 경쟁력을 강화하고 해외수주 시장 다변화도 꾀하겠다"고 말했다.
이렇듯 국내 건설사들이 연초부터 해외수주 낭보를 전하면서 이달에만 15억달러의 실적을 달성, 올해 실적 반등이 가능할 것이란 관측이다. 지난해 해외건설 누적 수주액이 300억달러를 밑돌며 무려 1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정부도 공공기관과 연계해 해외 시장에서 먹거리 확보에 나섰다. 최근 국토교통부와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는 방글라데시 정부와 협의해 철도·도로·송전 등 3건의 인프라 사업에 대한 우선사업권을 확보했다. 총 92억달러(한화 약 10조7000억원) 규모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해외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업황이기도 하고, 정부도 해외수주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며 "가장 활황이었던 때 만큼은 아니겠지만 지난해보다는 많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