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장기업 공모금액 규모는 8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공모금액 3조5000억원보다 2배 이상 증가한 규모다.
연내 SK바이오팜과 카카오뱅크, 호텔롯데 등 대어급 기업 상장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현재 IPO시장에는 SK바이오팜을 필두로 태광실업, 호반건설, 현대오일뱅크, CJ헬스케어, SK매직 등이 대기 중이다.
특히 특례제도를 통해 상장계획을 세운 바이오기업들이 눈에 띈다. 우선 SK바이오팜은 ㈜SK가 지분 100%를 보유한 신약개발업체로 시가총액이 6조~8조원에 달할 것으로 시장은 추정한다.
코넥스 시가총액 1위인 노브메타파마도 지난해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하고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이어 마이크로바이옴 개발사 지놈앤컴퍼니와 SCM생명과학, 에이비온, 와이디생명과학 등 바이오업체들이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줄지은 IPO시장 진출은 지금까지 흐름과 다르지 않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기술특례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기업 87곳 중 67곳이 바이오기업이다. 거래소는 정부 바이오산업 육성과 혁신기업 상장 활성화 정책, 2015년 이후 기술평가제도 개선 등에 힘입어 특례상장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체들도 정부 상장 지원에 힘입어 올해도 IPO 시장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줄 전망이다. 디스플레이 제조용 장비생산업체인 신도기연과 LET·고온 초전도선재 생산업체 서남 등이 대표적인 소부장 상장 예정 기업으로 꼽힌다. 소부장 기업은 상장예비심사 기간 단축, 기술특례상장 요건 적용 시 등급요건 완화 등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최근 게임업계 투자가 활발해지면서 게임사들도 IPO시장 진출이 예정돼 있다. 우선 지난해 상반기 상장을 철회한 카카오게임즈가 다시 시장에 나올 것으로 예상되면서 시장에서 관심을 받고 있다. 카카오게임즈 기업가치는 1조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더불어 ‘배틀그라운드’로 업계에 한 획을 그은 크래프톤을 포함해 티쓰리엔터테인먼트, 스마일게이트RPG, 엔드림 등도 올해 상장이 예정돼 있다.
비상장 대형건설사들도 IPO 시장 호조와 함께 연내 상장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는 올해 호반건설과 포스코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등이 상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호반건설은 ㈜호반을 흡수·합병하면서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10위권에 진입하는 등 기업가치를 높이면서 IPO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호반건설은 올해 인수·합병(M&A) 전문가인 최승남 전 호반호텔앤리조트 대표를 수장으로 영입하면서 증시 상장 가능성이 커졌다.
포스코건설도 지난해 11월 그룹 계열사와 공동 개최한 기업투자(IR) 행사에서 중점 추진사업과 비전을 공유했다. 아울러 해외 경험이 풍부하고 전략·투자통으로 알려진 한성의 전 포스코 경영지원 본부장을 영입하며 연내 IPO 가능성을 열어뒀다. 현대엔지니어링 역시 지난해 핵심 재무 인력으로 꼽히는 도신규 현대자동차 기획조정1실장을 재무본부장으로 선임, 상장을 위한 지배구조 개편이 전망되고 있다.
주관을 맡는 증권사들도 커지는 IPO 시장에 발맞춰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증권사들 실적을 기업투자(IB)가 이끈 만큼 올해도 조직개편 등을 통해 IB 역량을 강화했다. 특히 IPO 부문 인력을 충원하는 등 과거보다 IPO에 무게를 싣고 있다.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등은 IPO 담당 부서를 3팀 체제로 운영 중이며, 관련 인력도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움직임은 다음해에도 IPO 흥행이 지속할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올해 IPO가 예정된 기업들은 대부분 주간사가 확정돼 있는 만큼, 올해보다는 다음해 영업을 준비하는 움직임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