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강자 없는 지역 대결…막판 합종연횡 치열할 듯

2020-01-15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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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의존한 지지 성향 강해…이성희 조합장 꾸준한 1위

유남영 후보 주춤한 사이 3중 새 구도 형성

농협중앙회장 선거는 2강 굳히기에 들어간 현재 뚜렷한 절대 강자 없이 지역색에 의존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1위를 차지한 이성희 전 조합장은 출신 지역인 수도권에서 강한 지지(50%)를 기반으로 전국 6개 권역 중 5개 권역에서 고르게 호감을 받고 있다. 대구·경북 15.4%, 강원·제주 10%, 부산·울산·경남 9.1%, 충남·충북 5.3%의 지지를 얻었다.

◆전라도 고민 깊어지는 이성희 전 조합장

이 전 조합장이 최원병 전 4대 회장 체제에서 2008~2015년 8년간 농협중앙회 감사위원장을 맡으며 기획력이나 추진력을 인정받았고, 4년 전 23대 선거 1차 투표에서 1위를 기록해 전국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것으로 풀이한다.

그러나 지지를 거의 받지 못한 전라도는 이 전 조합장이 넘어야 할 산이다. 전라도는 뒤를 바짝 쫓는 유남영 조합장과 이전 선거에서 이 전 조합장에 최종 승리한 김병원 전 중앙회장의 출신 지역이다.

이 전 조합장은 도시 농협 출신으로 농업 실무와 농정 현안에 상대적으로 어둡다는 평가도 있다. 또한 4년 전 선거 당시 대의원들의 70~80%가 교체된 점도 불안 요소로 꼽힌다. NH농협은행 부실로 이어진 STX 조선해양 등 조선 3사 부실 투자 사태가 감사위원장 재임 기간 당시라는 점도 부담이다. 지난달엔 예비후보 등록을 앞두고 경기 지역 후보 단일화 구설수에 휩싸이기도 했다.

◆ 전라권 지지 확산 못 시킨 유남영 조합장

11.6%의 지지율로 2위에 오른 유남영 조합장은 출신 지역인 전라권역의 지지세(39.3%)를 기반하고 있다. 전라권역 외의 지지는 대전·충남·충북 5.3%, 대구·경북 3.8% 정도다.

유 조합장의 전라권 강세는 전남 출신 김병원 전 회장과의 관계도 한몫했다. 그는 김병원 전 5대 중앙회장과 광주대 동문으로 정치적 동지이자 친구로 전해진다. 실제 유 조합장은 "농협의 농민 정체성을 강화하고 농촌-도시 농협 간 양극화를 바로잡으려는 김 회장의 정책을 이어가는 동시에 개혁 속도를 더 낼 필요가 있다"며 김 회장의 후계자를 자처하고 있다.

실제 투표를 앞두고 '3중 3약' 후보들의 캐스팅 보트 역할도 눈여겨봐야 한다.

본지 여론조사에서 부동층(없음 2.7%·모름 33.9%)은 전체의 36.7%를 차지하고 있다. 뚜렷한 강자가 없어 막판까지 변수가 많을 수 있음을 암시한다. 공식 후보 등록과 본선·결선 투표 단계마다 치열한 표 계산 아래 일어날 지역별·유형별 후보자들 간의 합종연횡은 중요 변수다.

◆“1차 투표로 끝난 적 없다”…합종연횡 최대 변수

이번 선거는 사상 최초로 예비후보자 등록 제도를 도입해 역대 선거 중 가장 많은 후보가 난립했다. 현재 13명의 예비후보가 선거를 완주하기 위해선 오는 16~17일에 있을 정식 후보 등록 과정부터 마쳐야 한다. 이를 위해 후보자들은 3개 시·도 이상에서 50~100인의 조합장 추천서를 받아야 한다.

2인 이상의 후보를 중복으로 추천하면 먼저 등록·신청한 후보자의 추천서만 유효로 인정한다. 사실상 중복 추천을 허용하지 않아 조합장 추천을 놓고 지역별 후보 단일화 가능성이 높다.

현재 지역 내 지지세가 나뉜 경우는 경기 지역의 이성희(14.3%)·여원구(2.7%), 전라 지역의 유남영(전북, 11.6%)·강성채(전남, 8.9%)·문병완(전남, 3.6%), 경남 지역의 강호동(8.9%)·최덕규(4.5%) 등이다.

후보 등록의 문턱을 넘어서더라도 상황은 녹록지 않다. 농협중앙회장 역대 선거에선 결선투표가 없었던 적은 한 번도 없다. 지난 23대 선거에서 이성희 전 조합장은 1차 투표에서 1위를 기록했으나, 결선투표에서 3위 최덕규 조합장의 지지를 얻은 김병원 전 회장에 패했다. 이제 막이 오른 선거지만 마지막까지 아무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이유다.

▷ 이번 농협중앙회장 선거 여론조사는 전문기관 '에스티아이'에 의뢰해 지난해 12월 14~16일과 이달 9~11일 두 차례에 걸쳐 진행했다. 이달 조사에선 농협중앙회 대의원 292명을 대상으로 전화 면접 조사를 진행했으며, 이 중 112명이 응답했다.
 

제24대 농협중앙회장 선거 주요 후보.[사진=중앙선거관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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