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는 9일 '경제 동향 1월호'에서 "일부 지표가 경기 부진이 완화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지만, 아직 우리 경제는 낮은 성장세에 머물러 있다"고 밝혔다. KDI는 작년 4월부터 12월까지 우리 경제 상황에 대해 '부진'이라는 표현을 써오다가, 올해 1월 10개월 만에 우려 수위를 낮췄다.
김성태 KDI 경제전망실장은 "지금도 우리 경제는 부진하지만 소비지표가 나아지고 설비투자, 수출 등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전보다는 경기 상황이 나아졌다"며 "부진이라는 단어를 빼면서 현재 우리 경제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는 점을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투자와 제조업의 부진은 계속됐다. 작년 11월 설비투자는 보합(0.0%)으로 전월(-3.6%)보다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다만 변동성이 높은 선박, 항공기를 제외하면 설비투자는 2.3% 줄어 전월(-2.5%)과 유사한 흐름이었다. 건설투자 역시 건축 부문(-9.3%)이 부진하면서 전년 대비 4.7% 줄었다.
제조업도 재고율이 116.3%로 전월보다 0.7% 포인트 상승했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한 달 전보다 1.5% 포인트 줄어든 71.8%를 기록했다.
KDI는 "설비투자는 항공기 투자 등 일시적 요인과 기저효과에도 불구하고 보합에 그쳤고, 건설투자도 건축 부문을 중심으로 위축했다"며 "제조업도 여전히 부진한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수출이 10년 만에 두 자릿수 하락세를 기록한 우리나라로서는 대외 여건이 좋지 않은 점도 악재다.
세계은행은 8일(현지시간) 발표한 '세계 경제 전망'에서 "예상보다 부진한 무역·투자 성과를 반영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작년 6월 전망 대비 0.2% 포인트 하향 조정한 2.5%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세계은행은 특히 우리의 주요 교역국인 미국과 중국 경제가 부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은 작년 2.3%에서 올해 1.8%로 성장세가 크게 꺾일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도 올해 5.9% 성장률을 기록, 6%대가 무너질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은행은 "동아시아‧태평양 지역은 미국과 중국, 한국과 일본 등의 무역 긴장에 따른 국제 무역 축소 등으로 올해 성장률이 5.7%로 전년(5.8%)보다 둔화할 전망"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