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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대림동 일대의 한 종합병원에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의 원인불명 폐렴에 대한 대응 안내 포스터가 게시됐다.[사진=김태림 기자]
“최근 2주 이내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를 방문하셨습니까? 발열(37.5도) 또는 호흡기 증상이 있는 분은 마스크 착용 후 환자분류소에 먼저 알려주세요.”
9일 현장에서 둘러본 서울 구로구와 영등포구 일대의 대형 병원들은 중국 우한시 폐렴 환자에 대비해 일사불란한 움직임을 보였다. 기자는 중국인 및 중국동포 거주자가 많은 이 지역 종합병원을 방문해 환자들의 눈높이와 동선을 따라 이동해봤다. 응급센터와 외래진료센터, 수납창구 등이다. 한림대강남성심병원과 고려대구로병원은 응급센터를 비롯해 병원 감염내과 문 앞, 수납창구 등 곳곳에 중국의 원인불명 폐렴에 대한 대응 안내 포스터가 게시돼 있었다. 특히 증상 안내 부분 등 중요 내용을 빨간색으로 표시해 둬 눈에 확 들어왔다.
이후 정부는 각 병원에 의료진이 폐렴에 대한 대응을 하도록 당부했으며, 병원들은 의료진에게 대응 프로그램에 대해 전달하는 한편 안내 포스터와 이동식 디지털 게시판 등을 통해 환자에게 알리는 발빠른 모습을 보였다.
특히 대림동과 경기 안산 등 지역에 위치한 병원들은 다른 지역의 병원들 보다 원인불명 폐렴에 대해 ‘긴장’을 늦추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이들은 중국에서 문제가 터지자마자 환자들에게 대응 안내 사항을 게시했으며, 의료진에겐 사내 전자시스템과 채팅방을 통해 폐렴 대응 프로그램에 대해 적극적으로 공지했다.
중소형 병원도 정부의 권고가 내려오자 대응 채비에 나섰다. 대림성모병원 관계자는 “어제 정부의 공문을 받았다. 감염내과가 있는 건 아니지만 이런 홍보는 필요하다고 생각해 곧바로 환자 대상 안내문을 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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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불명 폐렴에 대한 대응 안내 포스터(왼쪽)와 이동식 디지털 게시판.[사진=제보자 제공]
병원을 방문한 환자들은 병원 측의 대응에 반기면서도 좀 더 세밀한 대응이 아쉽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 구로구 일대의 한 상급종합병원 호흡기내과에 외래 방문한 김명숙씨(64‧여‧관악구‧가명)는 “국내에서도 비슷한 폐렴 증상이 나타났다는 보도 후 병원 측에서 안내 포스터를 게시한 점은 좋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우리나라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의 대응을 많이 한다. 정부는 물론 병원도 미리 긴장하며 대응할 필요가 있다”며 좀 더 촘촘한 대응을 주문했다.
경기 안산시에 거주하는 김영인씨(37‧남‧가명)도 “각 병원과 정부가 적극 나서서 과거 메르스 사태가 재발되지 않기를 바란다”며 “작은 위험도 공개적으로 알리고 주의 사항 등을 적극 홍보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발열과 기침, 호흡곤란 등 호흡기 증상이 있는 환자들이 보건소와 보건복지부 산하의 질병관리본부(이하 질본) 콜센터를 이용할 것을 적극 권장했다.
조선영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환자는 아프면 가까운 병원을 방문하지만, 정부에서 공지하는 전염병 의심 증상이 있다면 처음부터 국가 격리 병원으로 가는 게 좋다. 그러기 위해선 보건소와 질본 콜센터에 먼저 연락해 조치를 따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단계를 축소하는 게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선 증상이 있는 환자들은 우선적으로 질본 콜센터에 전화를 해야 한다. 여기서 어느 병원에 가면 되는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 지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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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한 상급종합병원 응급센터에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의 원인불명 폐렴에 대한 대응 안내 포스터가 게시됐다.[사진=김태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