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희가 '미지의 땅' 유럽을 향한 첫 발을 내디뎠다. 유럽은 난생 처음이라고 한다.

인터뷰하는 이태희[사진=연합뉴스]
이태희(35)는 대회를 하루 앞둔 1월8일(현지시간) 홍콩 샹슈에 위치한 홍콩골프클럽(파70/6,710야드)에서 1월9일부터 1월12일까지 나흘간 열리는 아시안투어 ‘홍콩오픈’(총상금 150만 달러, 한화 17억 5455만 원) 프로암(Pro-Am) 행사로 복잡한 클럽하우스에서 아주경제와의 단독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 약속을 잡은 것은 오전 11시. 약속시간을 조금 넘겨서 나타난 그는 “몸을 제대로 풀다 보니 늦었다”며 환한 미소를 띄었다. 개운해 보이는 표정. 그의 미소에서 유러피언투어 진출에 대한 기쁨이 아직 묻어있었다.
이태희는 운이 좋았다. 2019시즌 아시안투어 상금랭킹(해비타트 오브 휴머니티) 3위에 올랐다. 재즈 제인와타나논(태국)과 스콧 헨드(호주)의 뒤를 이었다. 앞선 두 선수가 이미 유러피언투어 투어카드를 보유한 것이 그에게는 천운으로 작용했다. 이어 그는 “유럽도 처음이다. 여행 가본 적도 없다. 혼자 다닐 계획”이라고 이야기하며 “가끔은 아내와 같이 다닐 계획이다. 외롭지는 않을 것 같다. 제네시스 대상 수상자인 문경준 프로와도 친분이 있다. 유럽에서 서로 의지하면서 지낼 예정”이라고 안도했다.
한국과 아시아 그리고 이제는 유럽까지 출전이 가능해진 이태희에게 앞으로의 스케줄을 물었다. 그는 난간함 표정을 지으며 “아직 국내 스케줄이 나오지 않았다"고 했다. 현재, 문경준(37) 등 해외 진출에 성공한 선수들 역시 스케줄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
자연스럽게 ‘홍콩오픈’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왔다. 이태희는 “올해 홍콩오픈은 유러피언투어가 빠지다보니 한국 선수에게 많은 기회가 왔다”며 “우승하고 싶다. 나만의 우승 비법이 있다. 잘 모르고 허둥지둥하다가 우승하는 경우가 많다”고 웃으며 “신경 쓰는 게 많으면 잡생각이 없어져서 오히려 좋다”고 전했다.
이태희는 국내에서 휴식을 마치고 출전해서 샷감이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그는 “이제 4주 동안 아시안투어와 유러피언투어 대회에 출전한다. 연습을 잘못했다. 어제 연습라운드에서 쳐봤는데 점수가 좋지 않아서 당황했다. 우승에 대한 기대는 없다. 마음이 편해야 잘 친다. 누구에게 보여주려고 대회에 나오는 것이 아니다. 내 길을 걷겠다”고 다부진 어투로 말했다.
인터뷰 말미에 이태희는 KPGA에 대한 소망을 전했다. 구자철 제18대 신임회장에 대해 “기업인이라 하셔서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선수들도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고 말하며 최경주(49) 부회장 내정 예정자에 대해서는 “부회장직을 맡아 주신다면 좋을 것 같다”고 바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