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현지시간) 중국 중광망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오는 9일 비축 냉동 돈육 2만t을 온라인 경매를 통해 시중에 방출한다. 올해 첫 국가비축분을 시중에 공급하는 것으로, 설 물가 안정 조치로 풀이된다.
중국은 전 세계 돼지고기 소비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나라다. 현재 중국에서는 돼지고기 공급 1350만t이 부족한 상태로, 이는 미국 전체 돼지고기 생산량보다 많은 수준이다. 지난해 11월 기준 돼지고기값은 전년 동기 대비 110% 올라 전체 식품물가 상승을 부추겼다.
중국 정부는 돼지고기 수요가 특히 높아지는 설 연휴를 앞두고 공급에 비상이 걸렸다. 이미 지난달부터 돼지고기 가격 안정을 위한 비상 조치에 나섰는데, 중국비축상품관리센터는 지난달 12일, 19일, 23일, 27일 네 번에 걸쳐 총 14만t의 국가 비축분 돈육을 시중에 풀었다.
돼지열병 대응을 총지휘하고 있는 후춘화(胡春華) 중국 부총리와 차이치(蔡奇) 베이징 당서기는 돈육가격 안정을 주제로 한 회의도 열었다. 후 부총리는 앞서 지난달 22일 회의를 주재해 춘제 연휴와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기간 중 돼지고기와 육류 공급 확대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을 강조했다.
차이 당서기도 베이징시 지도부에 돼지고기 공급 확대를 촉구했으며, 새해 첫날인 1일에도 돈육가 모니터링 강화 등을 재차 강조했다.
그럼에도 돼지고기 가격은 안정세를 찾지 못하고 있다. 중국 농업농촌부에 따르면 1월 첫주(2019년 12월30일~2020년 1월3일) 돼지고기 출하가격은 전주 대비 3.4% 증가했다.
CPI 전망도 어둡다. 전문가들이 예측한 지난달 CPI 상승률은 4.7%로 전달보다 0.2%포인트 더 가파른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중국 CPI 상승률은 지난해 9월 정부의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상승) 목표치인 3%를 넘어 급등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10월과 11월엔 각각 3.8%, 4.5%를 기록하며 8년새 최고치를 연달아 경신했다.
더 큰 문제는 올해도 돼지고기 가격을 잡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는 점이다. 네덜란드 은행 라보뱅크 첸준 판 이코노미스트는 “춘제 이후에도 돼지고기 가격 상승세는 계속될 것”이라며 “상승세가 멈추더라도 이는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라고 내다봤다.
판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은 올해 상반기 돼지고기 비축량을 늘리기 위해 미국산 돼지고기 수입을 20~30% 더 늘릴 것으로 보인다”며 “전 세계 돼지고기 대란이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