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전 세계 마이너스 금리 채권의 시가총액 규모는 11조3000억달러로 전체 투자등급 이상 채권(블룸버그 바클레이즈 글로벌 채권지수 기준 56조9000억달러)의 19.8%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8월 말 기준 29.8%(16조8천억달러)와 비교하면 비중이 10% 가량 줄어든 것이다.
지난해 글로벌 채권 금리는 미중 무역분쟁 심화와 함께 글로벌 경기가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면서 유례없는 하락세를 보였다.
그러나 미중 무역분쟁이 소강상태에 접어들고 주요국이 경기 부양책을 펼치고 나선 데다 세계 경제가 소순환 사이클의 저점에서 벗어날 것이란 인식이 퍼지면서 채권금리가 최근 몇달 새 반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스웨덴 중앙은행인 릭스방크는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인 2009년 7월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최초로 도입하는 등 실험적인 정책을 펼치면서 통화정책의 혁신을 선도한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후 유럽중앙은행(ECB)도 2014년 6월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도입했으며 ECB의 정책 도입 이후 글로벌 채권시장에서 마이너스 금리 채권 규모는 급속히 늘었다.
하지만 스웨덴 중앙은행(릭스방크)은 지난달 18∼19일 통화정책회의에서 정책금리를 연 -0.25%에서 0%로 인상하면서 4년여 만에 마이너스 금리 정책에서 탈피했다.
릭스방크의 이번 금리 인상은 마이너스 금리의 장기화에 따른 부정적 여파를 최소화하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전문가들은 릭스방크의 금리 인상 배경에 대해 "스웨덴의 경기 회복세가 강해서라기보다는 마이너스 금리정책의 부작용이 컸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은행은 수익성 악화로 대출 여력이 오히려 축소됐고 자금의 선순환 고리도 약해졌다"고 설명했다.
정책금리를 마이너스로 인하해도 대출, 투자, 소비의 증대 효과가 뚜렷이 나타나지 않은 반면 현금보유 증가, 은행 수익성 악화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는 지속해서 제기돼왔다는 것이다.
릭스방크의 정책 철회가 곧바로 주변국 마이너스 금리 정책의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은 아직 미지수이지만, 마이너스 금리의 부작용을 환기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게 글로벌 금융업계의 대체적인 평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유로존의 마이너스 정책금리 실험도 스웨덴의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재정협약 등 규제로 돈을 풀어도 빌려 갈 수 없는 환경을 만드니 그나마 풀린 돈도 부동산으로만 흘러가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앞으로 통화정책 수단으로 마이너스 금리보다는 양적완화나 포워드 가이던스(선제 안내)가 선호되고, 재정정책의 목소리가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