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마지막 거래일인 12월 31일 2만8189포인트로 거래를 마감한 홍콩 항셍지수는 올 들어 크게 올라 3일 2만8451포인트로 거래를 마감했다. 홍콩 시위 격화 이후 줄곧 2만6000~7000선 박스권에 갇혀있던 항셍지수가 연말연시 상승세로 방향을 틀고 있는 것이다.
6일 중국 매일경제신문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홍콩증시가 올해 좋은 출발을 보이고 있으며, 당분간 이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보고 있다. 글로벌 증시 상승세에 홍콩 증시가 뒤늦게 합류한 것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면서다. 실제로 항셍지수의 지난달 상승폭만 7%에 달했다. 지난 해 전체 항셍지수가 9% 오른 것과 비교된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한해 동안 중국증시에서 상하이종합지수 상승폭은 22%에 달했고, 유럽증시에서 독일 DAX지수는 25% 오르는 등 글로벌 주식시장이 커다란 성과를 거뒀다”며 “반면, 홍콩 증시는 내부적 이유로 상승 흐름이 지연됐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12월 반등세는 앞으로 나타날 상승세의 시작"이라고 진단했다.
저우한훙 프랑스 소시에테제네랄 애널리스트는 “단기적으로 봤을 때 홍콩 항셍지수는 2만9000선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며 “최근 자금 흐름도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홍콩 증시에 상장된 대형주의 활약은 눈 여겨 볼 점이다. 특히 지난해 홍콩 증시에 상장한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의 주가는 올해도 상승 랠리를 펼칠 전망이다. 알리바바는 11월 26일 상장 후 주가가 약 한달 사이 20% 넘게 오르며 2019년을 화려하게 마감했다. 지난 3일에도 마감가 기준 역대 최고(215홍콩달러) 기록을 경신했다.
미국 주식 시장에만 상장됐던 알리바바는 홍콩 증시 상장 이후 매력도가 크게 늘었다. 중화권 투자자가 미국 현지의 글로벌 투자자와 비교해 아무래도 알리바바에 대한 이해도가 더 높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알리바바 주가 전망이 밝은 이유로도 이 점을 꼽고 있다.
게다가 알리바바는 최근 사업에서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알리바바 금융 계열사 앤트파이낸셜은 베트남 진출을 목전에 두고 있고, 클라우드 사업도 빠르게 확장 중이다.
글로벌 기관들의 전망도 밝다. 골드만삭스는 알리바바의 향후 1년 내 목표주가를 252홍콩달러로 제시하며, 앞으로 3년내 알리바바에 50억 달러의 본토 자금이 추가로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HSBC도 “알리바바는 앞으로 10년간 글로벌 디지털 혁명을 주도하는 대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며 “홍콩 증시에서의 상승 여지는 충분하다”며 목표 주가를 240홍콩달러로 설정했다.
홍콩 증시에 상장된 또 다른 중국 'IT 공룡' 텐센트의 올해 전망도 밝다. 텐센트 주가는 지난 11월 중국이 5세대 모바일통신인 5G를 상용화한 이후 한 달새 약 15% 올랐다. 5G 상용화로 텐센트의 클라우드 게임서비스 수익성이 보장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다소 저조했던 텐센트의 실적이 올해는 광고와 게임 부문에서 모두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