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관영매체 '美 이란 수뇌부 제거'에 첫 반응…김정은, 공식입장은?

2020-01-06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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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중앙통신, 중·러 외무장관 통화 인용 미·이란 충돌 보도

北외무성 등 김정은 공식입장 아닌 제3국 발언 인용해 전달

북한이 미국과 이란의 군사충돌에 대한 첫 반응을 내놨다. 다만 이는 중국과 러시아의 반응을 인용한 것으로 북한 외무성 등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공식 입장은 여전히 없는 상태다.

6일 조선중앙통신은 ‘중국과 러시아, 유엔 현장을 위반한 미국의 미사일 공격 규탄’ 제목의 기사를 통해 미국의 이란 수뇌부 공습 소식을 전했다.

통신은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은 이라크의 바그다드시 있는 한 비행장에서 미사일 공격을 가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의 전화 통화 소식을 전하며 이들이 “미국의 미사일 공격을 규탄했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이 이란의 군부 실세인 거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드론으로 공습 살해한 것을 중국과 러시아 등 제3국의 목소리를 빌려 전한 것이다.

통신은 “중국과 러시아는 국제관계에서 무력을 남용하는 것을 반대할 뿐 아니라 모험적인 군사적 행위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며 “그들은 미국의 위법 행위로 지역 정세가 심히 악화한 데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고 전했다.

북한은 그동안 중국, 러시아, 베네수엘라 등 우방국이 미국과 갈등 국면일 때마다 외무성이나 관영매체를 통해 미국을 비난해왔다. 이로 인해 미국의 이번 공습에 대해서도 ‘테러행위’, ‘침략행위’로 규정하며 비난 입장을 낼 것이라는 전망이 등장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북한은 직접적인 대미(對美) 비난 메시지 대신 중국과 러시아의 목소리를 인용해 간접적으로 미국의 공습 소식을 전했다. 이를 두고 미국의 이번 공습이 북한이 가장 예민하게 반응하는 ‘수뇌부 제거 작전’이라는 점에서 북한이 현재 상황을 보다 심각하게 보고 조심스러운 움직임을 보인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하지만 북한과 이란이 핵과 제재 문제로 오랫동안 미국과 대립 관계에 있는 비슷한 처치에 있고, 국제무대에서 대미 비난 목소리를 함께 내온 만큼 곧 공식 입장이 나올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한편 북한 대외선전매체인 ‘메아리’는 전날 ‘군사 전문가들 중동지역은 미국의 무덤이 될 것으로 전망’이라는 기사를 통해 “최근 세계 군사 전문가들이 미국이 중동 지역 전쟁이라는 수렁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다고 분석, 평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친미 국가들도 내부의 정치, 경제적 위기를 핑계로 미군의 파병 요청에 소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는 것으로 하여 미국을 절망에 빠뜨리고 있다”고 주장하며 미국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2018년 8월 8일(현지시간) 리용호 북한 외무상(왼쪽)과 로하니 이란 대통령(오른쪽)이 이란에서 회담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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