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장 '내부 5파전'… 설 전까지 선임

2020-01-0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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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태승 회장 의중 작용할듯... '카드의 정석' 돌풍 정원재 사장 가장 유력

조직문화 혁신 이끈 조운행ㆍIT그룹 이끄는 이동연도 주요 경쟁자로

우리금융그룹이 손태승 회장이 겸직하고 있는 우리은행장을 따로 뽑기로 하면서, '그룹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가 이달부터 본격 가동된다. 임추위에서 추천받은 인사가 오는 3월 말 우리은행장에 오르게 된다. 임추위는 설날 전까지 우리은행장 선임을 확정짓는다는 방침이다.

차기 행장은 손 회장이 "내부인사에서 발탁할 계획"이라고 밝힌 만큼, 핵심 자회사 CEO(최고경영자)나 우리은행 부행장 가운데 선임될 전망이다.

◇정원재·조운행·정채봉 등 5파전 관측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이달 중 임추위를 개최해 임기가 만료된 우리은행장, 우리카드 사장, 우리종합금융 사장 등 핵심 자회사의 CEO 후임을 추천한다. 추천된 인사는 오는 3월 말 열리는 자회사별 주주총회를 통해 임명된다. 그룹 임추위 위원장을 손 회장이 맡고 있어 손 회장의 의중이 강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이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인사는 단연 우리은행장 자리다. 앞서 지난달 말 우리금융 임추위는 손 회장을 연임시키며 우리은행장 직위를 분리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우리은행은 지난해 우리금융의 지주사 전환과 민영화 이후 첫 단독 행장을 맞이하게 된다. 우리금융의 한 사외이사는 "행장은 늦어도 설날 전 선임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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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아주경제]

[그래픽=아주경제]


물망에 오르는 인물은 최종 회장 후보군에 올랐던 정원재 우리카드 사장, 조운행 우리종합금융 사장, 이동연 우리FIS 사장을 비롯해 정채봉 우리은행 영업부문장(부행장)과 김정기 우리은행 영업지원부문장(부행장) 등 5명이다.

이 가운데 정 사장이 가장 유력한 인사로 꼽힌다. 1959년생으로 손 회장과 나이가 같은 정 사장은 우리은행에서 기업고객본부장, 영업지원부문장 등을 지낸 대표적인 '영업통'이다. 2017년 손 회장과 함께 우리은행장 후보로 경쟁하기도 했다. 2018년 우리카드 사장을 맡은 이후에는 '카드의 정석' 돌풍을 일으키며 카드업계 트렌드를 바꿔 놨다는 평가를 받는다.

조 사장과 이 사장도 강력한 경쟁자로 거론된다. 우리은행에서 기관그룹장 등을 거친 조 사장도 영업통으로 분류된다. 특히 2017년 말 채용비리 사태 당시 영업지원부문장과 HR그룹장을 겸직하며 조직문화 혁신을 이끌었다. '기획통'인 이 사장은 우리은행에서 중소기업그룹장과 개인그룹장 등 주요 요직을 역임했으며, 현재 우리은행 최고정보책임자(CIO)를 겸직하며 IT그룹을 이끌고 있다.

정 부문장과 김 부문장 역시 주요 후보군이다. 개인그룹장을 겸직하고 있는 정 부문장은 사실상 우리은행 '2인자'다. 현재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해결을 총괄하고 있다. HR그룹장을 겸직하고 있는 김 부문장은 이들 후보군 중 가장 어린 1962년생으로 '세대교체'를 위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한일-상업은행 출신 변수로 작용할까

이번 인사에서 변수는 각 인사들의 출신 은행이다. 외환위기 때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으로 합병해 탄생한 우리은행은 이후 두 은행 출신들이 번갈아가며 은행장을 맡아 왔다. 2011년(이순우)과 2014년(이광구) 상업은행 출신 인사가 연이어 행장에 올랐지만, 채용비리 사건이 터졌을 때 한일은행 출신의 내부 고발이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지는 등 두 은행 출신 간 갈등이 수면 위로 오른 바 있다.

정·이 사장과 정 부문장은 한일은행, 조 사장과 김 부문장은 상업은행 출신이다. 손 회장은 한일은행에 입행했다.

기존과 같이 출신은행에 따라 번갈아 맡는 분위기가 형성되면 상업은행 출신인 조 사장과 김 부문장이 유력해질 수 있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이와 관련 우리금융 고위 관계자는 "(어떤 점을 고려할지) 검토하고 있지 않아 답변하기 어렵다"며 "임추위를 구성한 후 논의해야 한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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