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방송된 KBS 1TV 시사교양프로그램 '인간극장'은 '신년특집-그대, 행복을 주는 사람' 특집으로 꾸려져 몽골에서 10년 동안 의료 봉사를 하고 있는 의사 박관태 씨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박관태 씨는 아내 정수경 씨와 의대 동기로 만난 후 부부가 되었다. 두 사람은 '봉사하는 의사로 살겠다'는 마음가짐으로 레지던트를 마치자마자 국내외로 봉사를 다니며 의료 선교사로 살아왔다.
아내 정수경 씨는 "한국에 있을 때 남편을 따라 의료 선교를 많이 다녔다"며 "명절 때마다 한국에서 시부모님이 같이 계시니 건강하셨을 때니까 아이들을 맡기고 파키스탄, 아이티 등에 봉사를 많이 다녔다"고 밝혔다.
박관태 씨는 "이렇게 사는 것이 조금의 미련도 없다. 더 큰 축복을 누리고 살기 때문에 손해를 봤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가족들이 손해다. 우리 누나들도 집안에 의사가 하나 있었으면 집안이 든든했겠지만 그럴 수 없어서 가족들한테는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다"고 전했다.
박관태 씨는 의료 시설이 굉장히 열악한 몽골에서 의료 봉사를 하며 사정이 어려운 이들에겐 무료로 치료를 해주곤 한다. 하루에도 환자가 끊임없이 밀려들지만 작게나마 금액을 후원해주는 고마운 손길을 생각해서 박관태 씨는 더 열심히 환자를 돌보려 한다고 전했다.
박관태씨는 몽골에서의 열악한 수술 환경에 고충을 털어놨다.
이날 박관태씨는 4개의 수술이 잡힌 가운데 제일 급한 맹장 환자부터 수술을 시작했다. 몽골에서는 아직 개복술로 맹장을 제거하는 병원이 대다수이지만 박관태씨의 경우 복강경을 주로 사용한다. 복강경은 절개 부위가 작아 출혈과 통증이 적고 회복속도도 빠르기 때문이다.
특히 박씨는 복강경 수술을 처음으로 몽골에 전파한 의사다. 덕분에 박씨에게는 몽골 복강경의 아버지라는 별명까지 생겼다.
하지만 문제는 불편한 수술실 환경과 부족한 장비들이었다. 이날 역시 장비들이 말썽이었다. 박관태씨는 "한국 같으면 주머니 같은 것은 다 새것을 쓴다. 하지만 저희는 재생해서 쓴다"고 밝혔다.
수술 중간 집게가 부러지기도 했다. 이에 박씨는 "어떻게 의료용 집게가 부러지냐"며 "기구들이 난리도 아니다"고 한숨을 쉬었다. 수술을 마친 그는 "오늘의 수술은 한마디로 지지리 궁상 버전이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박관태씨가 몽골 병원에서 사용하는 장비들은 대부분 후원금으로 마련한 것들이다. 하지만 무료거나 실비만 받고 환자들을 치료하다 보니 뭐든 아끼는 수밖에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박씨는 "저희 병원 수술비가 100~200달러다 보니까 한국처럼 일회용품을 쓸 수가 없다. 일회용 도구가 보통 하나에 100달러씩 하기 때문"이라며 "저희는 일회용품을 가져다 완전히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수십번을 쓴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제가 궁상을 떨면 환자분의 수술비 부담이 덜해진다. 제 한 몸 편하려고 일회용 도구를 팍팍 쓰면 수술비가 한참 비싸진다"고 불편을 감내하는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