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석. 유느님(유재석+하느님)이라 불리며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그가 위기라고 표현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트로트 가수 ‘유산슬’로 불리며 2019년을 화려하게 마무리한 방송인 유재석이 그를 향한 ‘위기론’에 대해 "언제나 위기가 아닌 적이 없었다"며 이같이 답했습니다. 지난해 초 12년간 명맥을 이어오던 MBC ‘무한도전’을 마친 후 ‘전성기가 지났다’는 차디찬 평가도 있었지만, 유재석은 이런 혹한기를 묵묵히 견디고 다시 봄을 맞았습니다.
유재석도 전혀 상황을 모르고 입장해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습니다만 자신의 노래 '합정역 5번 출구'와 '사랑의 재개발'을 즉석에서 열창(MR 반주에만 맞춰 라이브로 부른 것을 감안하면 아주 훌륭한 노래 실력이었습니다)하는 등 유연하게 대처했죠.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유재석은 “‘무한도전’ 이후 계획이 전혀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당황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매주, 매회 위기가 아닌 적이 없었습니다. 실패를 감수하더라도 ‘누군가는 새로운 장르에 도전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임했는데 다행히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습니다다”며 자신을 낮췄습니다.
사실 이 날의 위기는 또 다른 국면에서도 다가왔더랬습니다. 18일 유튜브 '가로세로연규소' 측은 '무한도전'에 출연했던 인물을 언급하며 성추행 의혹을 제기해 논란이 일었던 것이죠. 강용석 변호사는 "업소 여성이 밝힌 녹취록에 등장하는 연예인이 굉장히 바른 스타일이다"라고 설명해 혹시 유재석이 아니냐며 실검창에 유재석 이름 석자가 올라가 있던, 유재석의 위기 아닌 위기같은 위기(?)가 바로 19일에 일어났었죠.
이날 기자간담회는 유산슬 활동에 대한 보고 자리였고 누구도 가로세로연구소의 주장이 사실일 것이라고 생각치는 않았기에(우리를 기레기라고 부르지만 저희도 양심과 상식은 있습니다) 가로세로연구소에 대한 이야기는 그 어떤 기자도 꺼내지 않고 훈훈히 마무리되는 분위기 였습니다.
하지만 기자간담회 말미에 유재석 본인이 스스로 입을 열었습니다.
"오늘 이런 자리인줄 전혀 모르고 들어와서 기자분들이 모여 계셔 깜짝 놀랐습니다. 사실 오늘 아침부터 무한도전이 어떤 곳에서 언급이 되고 덩달아 내 이름까지 오르내리고 있는 상황인데 기왕 이렇게 기자님들이 모여 계신 김에 말씀드리지만 저는 정말 아니라는 점을 이 자리를 빌려 말씀드리고 싶습니다"고 말입니다.
이어 유재석은 "늘상 얘기를 드리지만 선의의 피해자가 생기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입니다"라며 정면돌파로 논란을 잠재웠죠.
지난 1991년 KBS 대학개그제를 통해 데뷔한 유재석은 내년 데뷔 30주년을 맞게 됩니다. 2020년의 계획에 대한 질문에 “제가 별다른 계획을 세우고 사는 스타일이 아니라 맡겨진 일을 하나씩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죠. 이어 그는 방송계획에 대해서도 유재석다운 대답을 내놨습니다.
“트렌드를 만들 능력은 없지만, 트렌드를 따라갈 생각은 없습니다.”
유재석이 왜 최고가 될 수 있었는지 2020년에도 여전히 유재석의 해가 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게 해 준 현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