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국영회사 아람코 상장을 앞두고 국내 주식시장에도 긴장감이 흐른다. 아람코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EM)지수에 편입되면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이 추가 이탈할 수 있어서다.
◆아람코 상장에 韓증시 긴장
이번 기업공개(IPO) 규모는 이전 알리바바 IPO(24조9000억원)를 넘어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아람코는 상장 후 MSCI EM 지수에 편입될 것으로 보인다. 아람코 편입 시 사우디의 MSCI EM지수 내 비중은 2.47%에서 2.90%로 커진다.
아람코의 지수 내 비중은 0.44%로 추정된다. 이런 경우 최근 A주 편입으로 지수 내 주식 비중을 늘린 중국은 33.79%에서 33.65%로 줄어든다. 한국도 11.37%에서 11.32%로 줄어들 전망이다.
다만, 아람코 편입이 한국 증시에 부담을 주지는 않을 거란 분석도 있다. KB증권은 아람코 편입에 따른 비중 감소 폭을 0.05% 포인트로 추정했다. 또 약 2157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가는 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공원배 KB증권 연구원은 “실제 MSCI EM 지수 반영 시가총액은 시가총액 256억 달러 전체가 아닌 유통 시가총액 기준으로, 256억 달러보다 낮을 수 있다”며 “아람코 편입은 중국 A주의 편입사례처럼 여러 차례가 아닌 한 번에 이뤄진다는 점에서 이슈의 지속성이 낮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사우디 내년 추가 감산 예상
아람코 상장은 국제 유가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사우디 정부가 미국 뉴욕, 영국 런던 등에서 추가 상장을 예고한 만큼 유가를 높이기 위해 감산 조치에 들어갈 공산이 크다.
당초 사우디 정부는 아람코 지분 5%를 국내외 증시에 상장해 1000억 달러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유가가 배럴당 60달러 선에 정체되고, 석유 시설 피습 등 지정학적 불안정이 커지면서 1.5% 지분만 상장하는 것으로 방향을 돌렸다.
이번 IPO에서도 아람코는 기존 목표 가치보다 낮은 공모가격에 상장을 진행 중이다. 이미 사우디는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 정상회의에서 고유가에 강력한 의지를 보였다. 기존 감산 합의량의 2배 이상을 감산한 상태며 자체적으로 하루 40만 배럴을 추가 감산하기로 했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사우디의 감산 조치는 아람코 상장 영향이 크다”며 “에너지 장관은 아람코가 실제 가치보다 평가절하됐다고 강조하는 만큼, 앞으로 아람코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고유가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어 “다만, 미국 등 비OPEC 국가들의 원유 생산량이 늘어날 경우 국제유가의 추가적인 상승은 제한될 수 있다"며 "내년 국제 유가는 53~65달러를 오르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