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프롭테크 시장은 2013년부터 급격하게 증가하기 시작해 지난 2017년 130억 달러(약 15조50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한국프롭테크포럼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국내 40여개 프롭테크 스타트업에 투자한 누적금액도 1조원을 돌파했다.
프롭테크산업 한 관계자는 "자산 형태, 서비스 형태, 기술 등이 결합해 프롭테크 서비스 시장이 형성되면서 부동산 산업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면서 "지금까지는 기술을 활용해 비용을 줄이고 생산성을 높이는 형태였다면 앞으로는 산업을 구조적으로 바꿔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프롭테크 기업 가운데 비슷한 사업 모델로 출발해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는 곳은 직방과 다방이다. 원룸 중개에서 출발해 오피스텔, 아파트, 상가 등 인접 분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지난 2012년 원룸·오피스텔 중심의 부동산 앱으로 사업을 키운 직방은 향후 성장동력을 위해 아파트 빅데이터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414억원으로 전년대비(345억원) 20% 성장했다. 현재 수익모델은 원룸 중심이지만 아파트 중개거래가 본격 자리를 잡으면 내년에도 이와 같은 성장률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직방 관계자는 "원룸이나 오피스텔 선택요소는 직주근접성이나 가격 등 단편적 요소가 전부였지만 아파트 중개는 학군, 미래가치, 교통, 주변시세 등 고려해야 할 사안이 워낙 많다"며 "아파트 중개는 아직 인큐베이팅 중이기 때문에 당장 수익모델로 볼 수는 없지만 빅데이터가 안정적으로 구축되고, 다른 중개앱과 차별화될 수 있는 수준에 올라서면 직방에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테이션3이 운영하는 다방은 부동산 중개에서 발생하는 모든 모바일 플랫폼을 개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부동산 매물 관리나 전자계약서, 월세를 위한 모바일 페이 등 '내집마련'과 관련된 모든 콘텐츠를 공급할 수 있는 종합 부동산 콘텐츠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다.
실제 다방은 부동산 중개서비스인 '다방'과 공인중개사 전용 부동산 관리시스템인 '다방프로'에 이어 임대관리 플랫폼인 '다방 방주인' 등의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출시했다. 다방은 사용자와 공인중개사를 연결하는 플랫폼인데 최근 월 이용객이 500만명을 돌파했다. 공인중개사들이 매물을 관리하는 플랫폼인 다방프로는 출시 3년 만에 회원이 3만8000명을 넘어섰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지난 2015년 28억원이었던 매출은 지난해 247억으로 4년 만에 10배 가까이 커졌다.
회사 측은 내년부터 임대인, 임대관리업체를 위한 위한 맞춤 솔루션을 제공하고, 현재 진행 중인 금융권과의 제휴를 확대한다. 아울러 프롭테크를 활용한 부동산 권리분석 정보 제공, 개업 중개사무소 를 대상으로 확인매물 실적에 따른 등급제 등을 도입, 신뢰도 향상을 위한 작업도 병행할 예정이다. 다방 관계자는 "궁극적으로는 다방 안에서 임차인, 임대인, 공인중개사 등 부동산 거래주체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모든 상거래 플랫폼을 제공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실제 두 기업을 이끄는 안성우 직방 대표와 한유순 다방 대표는 업계에서도 전략적 동반자로서 친분있는 관계로 알려졌다. 안 대표는 1979년생으로 서울대 통계학과를 졸합한 뒤 엔씨소프트 개발팀, 삼일회계법인 등을 거쳐 2012년 부동산앱 직방을 출시했다. 1982년생인 한 대표는 일리노이 주립대에서 철학을 전공한 뒤 게임하이(현 넥슨) 등을 거쳐 2013년 부동산 앱 다방을 출시했다.
젊은 기업답게 사내분위기도 자유로운 것으로 알려졌다. 호칭과 직급을 파괴하고 수평적 소통을 강조하는 것도 두 대표의 공통점이다. 원룸, 전월세 매물을 확보하기 위해 두 대표 모두 고시촌을 돌며 중개업소 발품을 팔았다는 창업 스토리도 유사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때 상표권 분쟁으로 감정이 격화됐던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잘 마무리하고 서로 응원하는 분위기"라며 "기존에 없던 시장을 창출하다보니 서로의 존재가 위안이 되지 않겠냐"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