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김태은 부장검사)는 전날(5일) 청와대 민정수석실 문 모 행정관(52)을 소환해 조사했다.
문 행정관은 지난 2017년 12월 김기현 전 울산시장의 형제가 지역 내 아파트 공사장의 레미콘 공급업체 교체와 관련해 비리를 저지른 의혹이 있다는 ‘첩보문건’을 작성해 백원우 당시 민정비서관에게 보고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법조계 관계자에 따르면, 검찰 조사에서 문 행정관은 ‘박맹우 전 시장과 김기현 전 시장의 측근으로 울산시 교통국장까지 역임한 제보자(송병기 현 울산 부시장)의 신분을 고려할 때 내부고발로 볼 수 있고 신빙성도 높다고 판단했다’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진다.
2016년 첫 제보를 할 당시에는 울산시 산하기관인 공공투자센터장으로 근무하고 있었다. 송 부시장을 처음 만난 2014년에는 울산시 교통건설국장 신분이었다.
통상 지방자치단체의 교통·건설 관련 부서장은 대형 관급공사의 발주를 좌우하는 곳이어서 ‘노른자위’ 보직으로 꼽힌다. 2015년 교통건설국장에서 밀려나 산하단체로 옮기기 전까지만 해도 송 부시장은 지역의 이권을 직접 만지는 시장의 최측근 인사였던 셈이다.
2017년 12월 두 번째 제보를 할 때에는 자연인 신분이었지만 울산시의 건설관련 민원이나 비위의혹에 대해서는 잘 알 수 밖에 없는 위치였다는 것이 문 행정관의 입장이다. 또, 당시 이미 검찰과 경찰, 청와대 등에 관련 민원이 접수돼 있었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송 부시장은 전날(6일) 울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김기현 전 시장 관련 의혹은 당시에 이미 상당히 알려져 있는 것”이었다면서 “다른 의도는 없었다”라고 해명했다.
김기현 전 시장에 대한 수사가 청와대의 ‘하명’으로 시작된 것이며 2018년 지방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것이었다고 의심하고 있는 검찰은 문 행정관의 진술을 신뢰하지 않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앞으로 검찰은 문 행정관의 진술을 깰 수 있는 증거들을 확보하는데 수사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검찰은 6일 송병기 울산 부시장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김기현 전 울산시장 관련 비위의혹을 처음으로 제보한 인물이 송 부시장이라는 사실이 확인된 뒤 첫 압수수색이다.
같은 날 송 부시장에 대한 소환조사도 진행됐다. 송 부시장은 “제보문건의 작성과정은 청와대와 관련 없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