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국내 증시가 위태롭다. 코스피지수가 2060선에 턱걸이하고 있으며, 2000선을 지키기도 힘겨워 보인다. 외국인이 우리 증시를 떠나고 있어서다. 이들을 다시 증시로 끌어들일 뚜렷한 요인도 없는 실정이다.
5일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보다 8.15포인트(0.39%) 내린 2060.74로 마감했다. 지수는 9.42포인트(0.46%) 오른 2078.31로 출발해 장 초반 한때 2084.29까지 올랐지만 장중 하락 전환해 우하향 곡선을 그렸다. 지수 하락은 외국인의 매도세 탓이다.
외국인과 달리 같은 기간 기관은 2조6904억원을 순매수했고, 개인도 1조5444억원어치를 사들였다. 기관과 개인이 주식을 사들였지만 외국인의 셀코리아에 코스피는 이 기간 3.8%나 떨어졌다.
지난달 15일만 해도 코스피는 2162.18(종가 기준)까지 오르며 2200선 돌파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분위기가 반전돼 2000선마저 위협받는 상황이다. 한때 외국인은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집중 매수했지만, 지금은 이 두 종목마저 팔아치우고 있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 반도체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지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관련 주식을 내놓았다”며 “오는 15일 추가 관세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 외국인의 추가 이탈이 진행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더군다나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정기변경, 경기지표 부진, 미·중 무역분쟁 등의 악재가 우리 증시를 더욱 압박하고 있다. MSCI 신흥시장(EM) 지수에서 한국기업 비중이 줄어들자 외국인이 국내 증시를 떠나고 있는 것이다.
MSCI 신흥시장 지수 편입 종목 중 한국기업의 시가총액 비중은 10월 말 12.19%에서 지난달 말 11.56%로 줄었다. 지수변경으로 국내 기업의 시가총액은 대만(11.72%)에 밀려 2위에서 3위로 내려갔다.
또 최근 발표된 한국 11월 수출 증감률을 보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3% 하락해 시장이 예상했던 하락 폭(10%)을 더 밑돌았다. 미·중 갈등도 식지 않고 있다. 무역 협상 타결을 앞두고 미국과 중국이 홍콩 문제로 다시 대립하고 있어 양국 간 협상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