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옥죄기 나선 美..."화웨이와 거래 끊으면 자금 지원"

2019-12-04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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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슨, 핀란드 등 유럽업체 반사이익 예상

미국이 대규모 자금을 동원해 ZTE(中興通訊·중싱통신)와 화웨이(華爲) 등 중국 통신장비업체의 보이콧(배제)에 나섰다.

3일(이하 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지난해 새로 출범한 '미국국제개발금융공사(US IDFC)'에 600억 달러(약 71조5680억원)의 예산을 배정해 화웨이, ZTE 등 미국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하는 중국 통신장비업체를 견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IDFC는 미국이 전 세계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중·저소득 국가들의 개발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창설된 기구다. 

블룸버그는 "구체적으로 IDFC가 자금을 어떻게 활용할지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개발도상국이나 기업들이 화웨이, ZTE가 아닌 다른 기업들로부터 필요한 통신장비를 구입할 수 있도록 IDFC가 대출이나 대출보증 형태로 자금을 지원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또 화웨이와 ZTE 대체 제품이 많아질 수 있도록 경쟁 통신장비업체의 소수 지분을 매입하고, 중국 기업을 제외한 나머지 기업들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데 자금 일부를 활용하는 것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담 보울러 IDFC 대표는 "미국은 현재 중국 통신장비업체들을 대체할 수 있는 실질적 방안 마련에 열을 올리고 있다"면서 "우리는 이를 거부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의 이같은 조치는 미국 정부가 국가안보를 이유로 화웨이와 ZTE 같은 중국 통신장비업체를 견제하는 동시에 서방 동맹국들을 향해서 보이콧에 동참할 것을 촉구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지난 2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기고한 '유럽은 5세대 이동통신(5G)와 관련해 안보를 최우선에 둬야 한다. EU에 대한 미국의 메시지는 중요한 네트워크와 관련해 중국 회사들을 신뢰하지 말라는 것'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유럽 국가들이 그들의 중요한 인프라에 대한 통제권을 화웨이나 ZTE와 같은 중국의 '기술 거인'들에 넘겨주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동안 미국은 신흥국과 유럽에 화웨이 등 중국 기업과의 거래 중단을 압박해왔는데 이번에는 자금줄을 동원해 중국 기업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IDFC를 통한 자금 지원이 가동되면 업계에 작지 않은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이번 조치로 스웨덴의 에릭슨과 핀란드의 노키아 등 유럽 업체가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업계 전문가는 내다보고 있다. 이날 에릭슨과 노키아 주가는 각각 4.2%, 3.2%나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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