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대표는 2일 당무 복귀 첫 일정으로 청와대 인근 '투쟁 텐트' 앞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며 "국민의 명을 받아 과감한 혁신을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이후 약 5시간 만에 기존 당직자 전원이 사퇴했다.
또 황 대표는 같은 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변화와 개혁을 가로막으려는 세력들을 이겨내겠다. 필요하다면 읍참마속 하겠다"고 했다. 자신의 측근이라도 당을 위해서 과감히 정리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사퇴서를 제출한 당직자는 박 사무총장을 비롯한 국회의원 24명에 원외인사 11명 등 총 35명으로, 모두 황 대표가 임명한 당직자들이다. 황 대표 측근으로 분류되는 추경호 전략기획부총장과 원영섭 조직부총장, 김도읍 당 대표 비서실장, 김명연 수석대변인 등 대변인단 4명도 포함됐다.
다만 사퇴를 감행한 결과, 친황교안 인물만 남게 돼 김세연 여의도연구원장을 교체하기 위한 꼼수라는 의구심도 받고 있다. 우선 남은 당직자는 원영섭 관악갑 당협위원장을 조직부총장이다. 원영섭 위원장은 3일 조직부총장으로 결국 유임됐음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전했다. 원 조직부총장은 공천 실무 작업에 영향을 끼치며 4월 임명되는 과정에서도 파격으로 꼽혔다.
3일에는 나경원 원내대표의 임기만료가 다가옴에 따라 재신임과 경선을 두고도 의견이 오갔다. 당의 살림을 꾸리는 당직자의 교체에 이어 원내 전략을 지휘하는 사령탑의 교체까지도 고민하는 모양새를 보이다 결국 교체로 가닥을 잡았다.
황 대표는 이날 오후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나 원내대표의 임기 연장에 관해 의결한 결과 연장하지 않는 쪽으로 결정됐다. 이에 한국당의 원내대표 자리를 두고 곧 경선에 돌입하게 됐다.
이미 오전에 3선의 강석호 의원이 원내대표 출마 선언을 공식화하면서 원내지도부의 교체 흐름에 불을 당겼다. 또 강 의원 외에도 4선의 유기준 의원이 꾸준히 원내대표의 출마 가능성을 보여 최소 2명 이상의 후보군이 접전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