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성 신탁 판매 규제에 증권업계 “판매 채널 감소에 수익 줄 것”

2019-12-03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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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사이익 기대된다는 것은 어불성설”

올해 상반기기준 ELS 은행신탁 인수 비중 60% 육박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공모성 신탁 판매 규제에 증권업계도 우려를 보이고 있다.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제도 개선안과 관련, 공모 상품으로 구성된 신탁을 은행 창구에서 팔 수 있게 해달라는 은행의 건의 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로 인해 증권업계도 간접적인 피해를 볼 전망이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지난달 DLF 제도 개선 방안에 고난도 사모펀드뿐만 아니라 고난도 신탁 상품의 은행 판매를 금지시켰다. 은행은 안정 성향의 고객이 많음에도 위험상품을 판매하고 있어 고객 피해가 우려된다는 판단에서다.

금융당국의 이 같은 결정으로 증권업계에선 수익이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은행이란 판매 채널 축소로 반사이익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 중소형 증권사 관계자는 “(고난도 상품 규제로) 증권사들이 은행 없이 주가연계증권(ELS) 상품을 영업하기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은행 창구에 찾아오는 사람들을 증권사 창구로 끌어와 ELS 등 파생결합증권 상품을 판매하기 매우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까지 은행에서 고난도 상품에 가입한 사람들은 만약 은행에서 안 팔면 다른 상품으로 대체하면 된다"며 "따라서 증권사가 반사이익을 받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기적으론 파생결합증권 발행량이 크게 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그간 은행권에선 비이자수익을 높이기 위해 증권사가 발행한 파생결합증권 상품을 주가연계신탁(ELT), DLF 형태로 팔아왔기 때문이다. 더는 은행에서 팔지 못한다면 증권사의 발행량은 크게 줄 수밖에 없다.

실제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증권사가 발행한 ELS의 은행신탁 인수 비중은 해마다 증가했다. 2017년 50.3%, 2018년 53.4%를 기록한 이후 올해 상반기 58.2%로 커졌다. 이 기간 동안 증권사가 발행한 ELS를 편입해 은행이 판매한 ELT 잔액은 약 40조원에 달한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권사가 은행에 ELS를 팔 경우 기대수익은 좀 낮아도 손실구간을 완화한 상품으로 설계한 경우가 많았다”며 “판매 대상이 없다고 생각하면 증권사들의 ELS 발행량은 크게 줄어 수익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미 3분기부터 증권사들은 발행량 감소에 따른 영향을 받고 있다. 예탁결제원 세이브로를 보면 DLF 사태가 발생한 이후 증권사들은 ELS와 DLS 발행과 운용수익이 크게 줄었다. 3분기 ELS 발행액은 17조9752억원으로 전분기보다 35.3% 감소했다.

DLS 발행액도 24.8% 줄어든 6조5018억원으로 집계됐다. DLS는 독일금리 DLF 사태가 터진 이후 투자 심리가 꺾이면서 발행량이 크게 줄었다. ELS는 홍콩 시위가 6개월째 이어진 데 따라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품이 크게 줄어든 영향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3분기 증권사의 ELS 발행 상환 현황을 보면 3~5월에는 크게 늘었지만, 하반기로 가면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며 “주요 대형 증권사들의 발행물량도 전분기에 비해 많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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