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올해 대형 보험사들의 실적을 살펴보면 3분기까지 누적당기순이익이 지난해보다 많게는 60%, 적게는 20~30%가량 감소했다. 이같은 업계 전반의 불황에도 불구하고, 교보생명과 미래에셋생명은 나름대로 선방한 것으로 평가된다.
교보생명은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689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대비 21% 증가한 규모다. 영업이익은 9341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6% 늘었다. 운용자산이익률도 지난해(3.96%)보다 개선된 4.03%를 기록했다.
미래에셋생명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지난해보다 25.8% 늘어난 859억원이다. 회사 관계자는 "변액보험, 보장성보험 투트랙 전략 및 체질개선을 통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다"며 "글로벌 분산투자로 변액보험 수익률 1위를 달성한 것도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고 진단했다.
이에 비해 대부분 대형 보험사들이 실적 악화를 피하지 못했다. 삼성생명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9768억원으로 지난해보다 43.4% 줄었다. 다만, 지난해 5월 삼성전자 지분 매각에 따른 일회성 이익(7515억원)을 제외하면 16억원 늘었다.
한화생명은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153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무려 60.0% 감소한 규모다. 회사 관계자는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와 저금리 기조 탓에 주식 손상차손으로 인한 손실 부담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강승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생보사들은 높은 위험손해율로 어려움을 겪었다"며 "신계약은 조금씩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었지만 이 역시 썩 좋진 않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역마진 문제가 발생하면서 이를 처분이익으로 메꿀 수 있느냐가 관건이었다"고 덧붙였다.
손보업계도 어렵긴 마찬가지였다. 삼성화재는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585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35.1% 감소한 규모다. 지난해 5월 관계사 주식 처분 기저효과를 제외하면 세전이익은 24.2% 줄었다.
현대해상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2362억원으로 전년 대비 33.9% 감소했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장기보험의 경우 실손 비급여 청구 급증, 자동차보험의 경우 보상원가 상승부담으로 손해율이 악화됐고 보험영업이익 손실로 연결됐다"고 말했다.
DB손해보험과 KB손해보험 역시 실적이 뒷걸음질 쳤다. DB손해보험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3287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27.2% 감소했다. KB손해보험은 전년 대비 10.3% 감소한 2339억원을 기록했다.
손보업계 한 관계자는 "신계약 판매를 위한 사업비 지출 경쟁이 심해졌고 자동차보험 및 장기보험 손해율도 급등해 이익을 내기 어려웠다"며 "악화된 보험이익을 대부분 처분 이익으로 매각해 충당했다"고 설명했다.
강승건 연구원은 "보험료를 계속 올릴 수 없는 만큼 모럴헤저드와 다빈도 청구자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며 "다만 보험사 단독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므로 정부와 관련 업계의 협조가 요구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