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법 증여·탈세 의심 아파트 실거래 절반 강남4구ㆍ마용성서 적발

2019-11-28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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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정부 관계기관 합동조사 1차 실거래 실태 조사 결과 발표

우선 조사대상 1536건 중 991건 검토…의심 사례 532건 국세청 통보

이문기 국토교통부 주택토지실장이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합동 브리핑을 통해 실거래 합동조사 1차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충범 기자]

#1. 한 미성년자는 증여세를 낮추기 위해 부모 소유 금전으로 추정되는 6억원을 부모 및 친족 4명에게서 각각 1억~2억원씩 분할 증여받았다. 그는 이를 토대로 임대보증금 5억원을 끼고 11억원의 아파트를 매수했다.

#2. 한 40대 부부는 남편 측 부모로부터 5억5000만원을 무이자로 빌리고, 5억5000만원은 증여받아 11억원을 확보했다. 이후 11억원 전세를 끼고 22억원짜리 아파트를 구입해 돈 한푼 들이지 않고 갭 투자에 성공했다.

정부의 서울 아파트 실거래 실태 조사 결과 편법 증여를 통한 아파트 구입 등 불법 의심 거래의 절반이 최근 급격한 집값 상승지역인 강남 4구(강남·강동·서초·송파)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에서 적발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 행정안전부, 금융위원회, 서울특별시, 금융감독원 등이 참여한 '관계기관 합동조사팀'은 2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합동 브리핑을 통해 '서울 지역 실거래 관계기관 합동조사' 1차 결과를 발표했다.

정부가 지난 8~9월 서울에서 신고된 공동주택(아파트, 분양권 포함)에 대한 실거래 내역을 살펴본 결과, 총 1536건의 조사대상 가운데 532건에서 편법증여를 통해 주택구입 자금을 조달한 정황이 발견돼 국세청이 조사에 들어간다. 

조사팀은 지난 8~9월 신고된 공동주택 거래 총 2만8140건 중 △가족 간 대차 의심, 차입금 과다, 현금 위주 거래 등 정상적인 자금 조달로 보기 어려운 거래건 △미성년자 거래 등 편법 증여가 의심되는 거래건 △허위 신고 등 '부동산거래신고법' 위반이 의심되는 거래건 등 전체 8%에 해당하는 2228건의 의심 사례를 뽑아냈다.

이 중 매매 계약이 완료돼 현 시점에서 조사 가능한 1536건을 우선 조사 대상으로 삼아 약 2개월간 정밀 조사를 벌여왔고, 이 중에서도 거래 당사자 등의 소명자료 제출이 완료된 총 991건에 대해 우선 검토를 실시했다.

991건 중 532건은 탈세 정황이 포착돼 국세청에 통보됐다. 국세청은 이 자료에 대해 자금 출처 등을 분석하고 탈루 혐의가 확인될 경우 세무 검증을 실시할 예정이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송파 53건 △서초 51건 △강남 38건 △강동 26건 등 강남 4구가 168건으로 전체 31.6%를 차지했다.

또 △마포 29건 △용산 27건 △성동 32건 등 마용성 지역은 88건으로, 강남 4구와 마용성에서 통보된 건을 합산할 경우 전체의 48.1%에 달했다.

532건은 증여세를 낮추기 위한 분할 증여가 의심되거나, 차입 관련 증명 서류 없이 가족 간 금전(무이자)을 거래한 사례 등 탈세가 의심되는 사례가 대다수를 차지했다.

또 23건은 사업자 대출을 용도 외로 이용하는 등 금융회사의 대출 문제가 의심돼 금융위, 행안부 등에 넘겨졌다. 아울러 10건은 허위 신고로 나타나 서울시가 과태료를 부과한다.

정부는 지난달 1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최근 부동산 시장 점검 결과 및 보완방안'에 따라 도입된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의 주택임대업·매매업 사업자 주택담보대출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가 현장에서 안착되도록 금융회사 지도, 현장점검 등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실거래 집중 조사의 강도를 높이기 위해 내년 2월부터는 국토부 중심의 '실거래 상설 조사팀'을 구성, 전국 실거래 신고를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이상 거래가 확인되는 경우 즉시 조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조사팀은 국토부와 한국감정원 직원이 주축으로, 약 20명 수준으로 운용될 예정이다.

이문기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이번 합동조사에서 거래 당사자의 자금 출처를 집중 조사한 결과 이상거래가 다수 확인됐다"며 "관계기관과 함께 실거래 신고된 건들에 대해 예외 없이 집중조사를 지속 실시함으로써 부동산 투기와 불법행위를 근절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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